나무 둥지에는 웅크린 잠이 떨고 있을 것이다
-진순희
나직한 비의 목소리
어둑어둑 허공이 젖고 있다
맨발로 허공을 걸어온 빗발이 벚나무 목덜미에서
후드득 뛰어내린다
먼 길에 지친 비의 발들,
선잠을 깬 들판의 등이 무겁고 풀잎에 베인
비의 종아리가 스쳐간다
건너편 숲도 맨몸이다
지붕이 없는 집들
나무둥지에는 웅크린 잠이 떨고 있을 것이다
누굴 기다리고 있을까
저 멀리 창가를 적시는 가녀린 등불
빗줄기에도 꺼지지 않는 불빛 한 점
긴 밤을 지킨다
누군가의 잠든 이마에 떨어질
서늘한 저녁 빗소리,
마른 우물이 혀를 적시는 소리에
적막의 흰 뼈가 환히 보인다
2012년 계간지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