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For All That Breather On Earth
숨좀 쉬고 싶어 한 달음에 안국역으로 달려갔다.
국제 갤러리를 가면서 마침 국립현대미술관 뒷마당을 눈여겨봐왔던 터였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제목부터 나를 위한 전시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삼청동의 아기자기한 갤러리와 골목길을 누빌 참이었다.
지난 번 항아리 팥빙수도 맛있게 먹은 기억도 있어, 혼자라도 달달한 것을 내게 듬뿍 들이 부우려고 했다.
'챗GPT를 활용해 휘리릭 한 방에 브런치작가 되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런치 투고 조건이
지은이 소개 300자,
목차 300자,
2400~3000자 내외 원고 3편이다.
4주만에 끝내는 거라 그 안에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도록 돕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수업 하며 안내를 제대로 못했나 의심이 들 정도로 예비작가님들이 원고 한 편을 5000자~7500자를 훌쩍 넘겨서 보내왔다.
심지어 9500자 넘게 보낸 경우도 있었다.
한 편당 3000자 내외라고 매번 수업 때마다 고지를 하건만 챗GPT를 돌려서 비슷한 말들만 꽉꽉 눌러담았다.
소신대로 쓴 글은 분량이 지나치게 적었고 챗GP의 도움을 받은 글은 넘치도록 분량이 많았다.
요 며칠 바짝 하루에 세 편씩 1만자 가까이씩 새벽까지 첨삭하다 보니
머리에 뜨거운 김이 올라왔다.
원고 보내온 것을 마지막으로 손 보고 바람 쐬러 나왔다.
반련견만 산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게도 산책의 시간이 필요했다.
요즘은 본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미디어 아트로 예열 과정을 준비해놓는다.
전시장 입구에 정영선 선생의 방송을 틀어놨다.
의자 눈높이에 맞게 스크린이 마련되어 있어 앉아서 찬찬히 영상을 봤다. 도시 공간 속의 자연적 환경을 설계하게 된 맥락과 조경건축 분야의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조경은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듯,
우리가 섬세히 손질하고 쓰다듬고 가꾸는 정원들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치유와 회복의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정영선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조경"이라니
정영선 선생은 조경만 잘 하시는 게 아니라
글도 빼어나다.
몸을 거치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표현이다.
경춘선 숲 길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몇 달 전 다녀온 곳이었는데, 이것도 이분의 손길이 닿았다.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오래 전 읽었던 솔제니친의 <물 위의 비친 영상>이 떠올랐다.
실체와 허상
빛과 그림자
보여지는 것이 실체인가?
'정원의 재발견' 코너의 <해동경기원>에 대해 "한국정원만의 독특한 운치를 소개"하고자 했단다.
사람으로 풍성했던 미술관 뒷마당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미술관이 막이 내릴 시간이어서그런지 그많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텅빈 공간만 남아 있었다.
의자에 앉아 천천히 벽에 기댔다.
저물어가는 해와 함께 한참을 같이 있었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덕분에
이 땅에 숨 쉬고 있는 '나'도 충분히 위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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