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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 For All That Breather On Earth

by 진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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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좀 쉬고 싶어 한 달음에 안국역으로 달려갔다.

국제 갤러리를 가면서 마침 국립현대미술관 뒷마당을 눈여겨봐왔던 터였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제목부터 나를 위한 전시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삼청동의 아기자기한 갤러리와 골목길을 누빌 참이었다.

지난 번 항아리 팥빙수도 맛있게 먹은 기억도 있어, 혼자라도 달달한 것을 내게 듬뿍 들이 부우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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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활용해 휘리릭 한 방에 브런치작가 되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런치 투고 조건이

지은이 소개 300자,

목차 300자,

2400~3000자 내외 원고 3편이다.


4주만에 끝내는 거라 그 안에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도록 돕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수업 하며 안내를 제대로 못했나 의심이 들 정도로 예비작가님들이 원고 한 편을 5000자~7500자를 훌쩍 넘겨서 보내왔다.

심지어 9500자 넘게 보낸 경우도 있었다.



한 편당 3000자 내외라고 매번 수업 때마다 고지를 하건만 챗GPT를 돌려서 비슷한 말들만 꽉꽉 눌러담았다.

소신대로 쓴 글은 분량이 지나치게 적었고 챗GP의 도움을 받은 글은 넘치도록 분량이 많았다.

요 며칠 바짝 하루에 세 편씩 1만자 가까이씩 새벽까지 첨삭하다 보니

머리에 뜨거운 김이 올라왔다.

원고 보내온 것을 마지막으로 손 보고 바람 쐬러 나왔다.

반련견만 산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게도 산책의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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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본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미디어 아트로 예열 과정을 준비해놓는다.


KakaoTalk_20240512_020817658_17.jpg?type=w1600 정영선 선생은 한국의 1세대 조경가이면서 여성1호 국토개발기술사다



전시장 입구에 정영선 선생의 방송을 틀어놨다.

의자 눈높이에 맞게 스크린이 마련되어 있어 앉아서 찬찬히 영상을 봤다. 도시 공간 속의 자연적 환경을 설계하게 된 맥락과 조경건축 분야의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조경은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듯,
우리가 섬세히 손질하고 쓰다듬고 가꾸는 정원들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치유와 회복의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정영선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조경"이라니

정영선 선생은 조경만 잘 하시는 게 아니라

글도 빼어나다.

몸을 거치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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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숲 길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몇 달 전 다녀온 곳이었는데, 이것도 이분의 손길이 닿았다.


KakaoTalk_20240512_020817658_10.jpg?type=w1600 아모레 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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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보는 순간 오래 전 읽었던 솔제니친의 <물 위의 비친 영상>이 떠올랐다.

실체와 허상

빛과 그림자

보여지는 것이 실체인가?



KakaoTalk_20240512_020817658_14.jpg?type=w1600 제주 오설록 티스톤 전경



'정원의 재발견' 코너의 <해동경기원>에 대해 "한국정원만의 독특한 운치를 소개"하고자 했단다.



기억에 남는 뒷모습이 있나요?



%EC%BA%A1%EC%B2%98.JPG?type=w1600 해동경기원 전경, 2023, 사진: 진 웨이치(마카오 과학기술대학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람으로 풍성했던 미술관 뒷마당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미술관이 막이 내릴 시간이어서그런지 그많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텅빈 공간만 남아 있었다.

의자에 앉아 천천히 벽에 기댔다.

저물어가는 해와 함께 한참을 같이 있었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덕분에

이 땅에 숨 쉬고 있는 '나'도 충분히 위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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