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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y 12. 202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 For All That Breather On Earth



숨좀 쉬고 싶어 한 달음에 안국역으로 달려갔다. 

국제 갤러리를 가면서 마침 국립현대미술관 뒷마당을 눈여겨봐왔던 터였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제목부터 나를 위한 전시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삼청동의 아기자기한 갤러리와 골목길을 누빌 참이었다.

지난 번 항아리 팥빙수도 맛있게 먹은 기억도 있어, 혼자라도 달달한 것을 내게 듬뿍 들이 부우려고 했다.




'챗GPT를 활용해 휘리릭 한 방에 브런치작가 되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런치 투고 조건이 

지은이 소개 300자, 

목차 300자,

2400~3000자 내외 원고 3편이다.


4주만에 끝내는 거라 그 안에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도록 돕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수업 하며 안내를 제대로 못했나 의심이 들 정도로 예비작가님들이 원고 한 편을 5000자~7500자를 훌쩍 넘겨서 보내왔다.

심지어 9500자 넘게 보낸 경우도 있었다.



한 편당 3000자 내외라고 매번 수업 때마다 고지를 하건만 챗GPT를 돌려서 비슷한 말들만 꽉꽉 눌러담았다.

소신대로 쓴 글은 분량이 지나치게 적었고 챗GP의 도움을 받은 글은 넘치도록 분량이 많았다. 

요 며칠 바짝 하루에 세 편씩 1만자 가까이씩 새벽까지 첨삭하다 보니

머리에 뜨거운 김이 올라왔다.

원고 보내온 것을 마지막으로 손 보고 바람 쐬러 나왔다.

반련견만 산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게도 산책의 시간이 필요했다. 






요즘은 본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미디어 아트로 예열 과정을 준비해놓는다. 


정영선 선생은 한국의 1세대 조경가이면서 여성1호 국토개발기술사다



전시장 입구에 정영선 선생의 방송을 틀어놨다.

의자 눈높이에 맞게 스크린이 마련되어 있어 앉아서 찬찬히 영상을 봤다. 도시 공간 속의 자연적 환경을 설계하게 된 맥락과 조경건축 분야의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조경은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듯,
우리가 섬세히 손질하고 쓰다듬고  가꾸는 정원들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치유와 회복의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정영선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조경"이라니

정영선 선생은 조경만 잘 하시는 게 아니라

글도 빼어나다. 

몸을 거치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표현이다. 



경춘선 숲 길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몇 달 전 다녀온 곳이었는데, 이것도 이분의 손길이 닿았다. 


아모레 퍼시픽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오래 전 읽었던 솔제니친의 <물 위의 비친 영상>이 떠올랐다. 

실체와 허상

빛과 그림자

보여지는 것이 실체인가?



제주 오설록 티스톤 전경



'정원의 재발견' 코너의 <해동경기원>에 대해 "한국정원만의 독특한 운치를 소개"하고자 했단다.



기억에 남는 뒷모습이 있나요?



해동경기원 전경, 2023, 사진: 진 웨이치(마카오 과학기술대학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람으로 풍성했던 미술관 뒷마당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미술관이 막이 내릴 시간이어서그런지 그많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텅빈 공간만 남아 있었다. 

의자에 앉아 천천히 벽에 기댔다. 

저물어가는 해와 함께 한참을 같이 있었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덕분에 

이 땅에 숨 쉬고 있는 '나'도 충분히 위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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