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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y 27. 2024

이태수 생태세밀화작가의 <가로수 밑 꽃다지가 피었어요>

삶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으리.

뒤늦게 그림책 공부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학원에 있던 그림책 60여권 이상을 아는 작가님께 드렸다. 그중에 이태수 생태세밀화 작가의 책이 여러 권 있었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 그림책>, <지렁이가 흙 똥을 누었어>, <심심해서 그랬어>, <우리 순이 어디 가니> 등 다수의 책이 딸려나갔다. 미련 없이 선물할 수 있었던 것은 , 학원 수강생 중에 어린 꼬마 친구들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웬걸, 그림책을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니 유아부터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게 그림책이었다. 



매주 전시 리포트라고 해서 갤러리나 미술관 관람을 하고 에세이 형식으로 간단하게 과제를 내고 있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적어도 갤러리 나들이를 하는데, 이번엔 도통 짬을 낼 수가 없었다. 그림 보고 에세이 쓰는 8주 차 강의안을 만들어야 해 일주일을 꼬박 몰입을 했다.





주제에 맞는 그림을 찾아놓고 나면 나중엔 더 좋은 그림을 발견해서 계속 수정하다 보니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다.


오늘은 기어이 미술관 나들이를 하려고 했다. 

가족들이랑 밥을 먹고 나서 비가 오더라도 근처 갤러리라도 가려 했다. 밥 먹는 장소가 외곽이어서 그런지 일요일에는 갤러리들이 휴관인 곳이 대부분이었다. 시립 미술관이라도 갔다 오려 마음을 먹었는데, 난데없이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할 수 없이 강의안 짜면서 눈여겨봐 두었던 이태수 작가의 <가로수 밑 꽃다지가 피었어요>에 실린 그림과 다른 책에 실린 그림을 갖고 전시리포트를 쓰기로 했다. 



이태수,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피었어요. 비룡소, 2014



이태수, <늦가을전경>, 『알록달록 무당벌레야』,2013. 비룡소, 연필, 수채



이태수, <참매미>, 『도롱뇽이 꼬물꼬물 제비나비 훨훨』, 2009, 비룡소, 연필, 수채



잠깐 작가 소개를 하면, 이태수 작가는 국내 1세대 생태 세밀화 화가이다. 자연과 생명체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우연한 기회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단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 그림책>과 같은 많은 어린이 도감 시리즈와 생태 그림책을 그리고 썼다. 그의 작품들은 깊은 애정이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세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가로수 밑 꽃다지가 피었어요>는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이태수, <개나리 흐드러지게 핀 날>, 『가로수 밑 꽃다지가 피었어요』, 2014, 비룡소



작은 것의 아름다움과 세밀화


세밀화는 온 힘을 다해 대상을 관찰하고, 그 관찰한 것을 마음에 스며들게 해야 탄생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사진이나 영상과는 차원이 다른 차별화된 깊이와 섬세함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 작은 생명체의 세부까지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세밀화는 아이들이 자연을 더 가까이에서,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다. 


이태수, <댕기물떼새>, <귀뚜라미>,  『숲속 그늘 자리』,2008, 고인돌



이태수 작가의 작품 속에는 가로수 밑에 피어난 작은 꽃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그리고 그 아래서 살아가는 작은 벌레들까지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세밀화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작은 부분들에도 얼마나 많은 생명이 깃들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태수, <꽃다지가 핀 날>, 『가로수 밑 꽃다지가 피었어요』, 2014, 비룡소



체험학습한다고 멀리 나갈 것도 없이 근처 공원에만 나가도 작은 것들의 생명체를 만나볼 수 있다.  

생명체에 대한 사랑을 가르치는 생태세밀화 이태수 작가는  그의 작품을 통해 아이들이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길 희망할 것이다. 작은 꽃 한 송이, 나뭇잎 하나에도 생명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아이들은 자연을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관찰을 통해 마음으로 스며든 생명체에 대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생태계 전체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될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이태수, <강아지가 예쁜 날>, 『가로수 밑 꽃다지가 피었어요』, 2014, 비룡소



작고 소박한 것에 눈이 멈춘 적이 언제였나요?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이 있나요?


이태수, <황조롱이 부화>,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2005, 비룡소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ㅡ속도에 대한 명상 13 


 반칠환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ㅡ시집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지혜,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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