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따스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그리고 때때로 내리는 시원한 비가 필요합니다.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는 '사랑'이라는 꽃을 피워내기 위한 소녀의 여정을 그린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한 여름, 친척 집에 맡겨진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돌봄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아일랜드 시골을 배경으로 하며, 애정 없는 부모에게서 벗어나 처음으로 따뜻한 돌봄을 경험하는 소녀의 성장 과정을 그립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소녀가 킨셀라 아저씨에게 달려가 “아빠”라고 부르는 장면은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떻게 사랑을 보여주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지요. 소설 속에서 소녀는 킨셀라 부부의 집에 머물며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다정한 돌봄을 처음으로 접합니다. 여기에서 '다정한'이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정함에는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담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겠지요.
하루하루 살아내기에도 버거운 소녀의 가정에는 여유라곤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무관심과 으르렁거리는 것이 전부이지요. 송아지 낳는 달이랑 동생을 낳은 달이랑 얼추 비슷합니다. 아이를 낳는 일, 가족이 한 명 생기는 일은 그저 짐승의 새끼를 낳는 일처럼 무심합니다.
엄마는 할 일이 산더미다. 우리들, 버터 만들기, 저녁 식사, 씻기고 깨워서 성당이나 학교에 갈 채비시키기, 송아지 이유식 먹이기, 밭을 갈고 일굴 일꾼 부르기, 돈 아껴 쓰기, 알람 맞추기. 하지만 이 집은 다르다. 여기에는 여유가, 생각할 시간이 있다. 어쩌면 여윳돈도 있을지 모른다.
--- p.19
“여기에는 여유가, 생각할 시간이 있다. 어쩌면 여윳돈도 있을지 모른다.”라는 문장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느끼는 안전과 사랑의 감정을 잘 드러냅니다. 이곳에서 소녀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하고,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체험하게 됩니다. 킨셀라 부부의 정성스러운 돌봄을 받고 그들 부부가 이웃에게 행하는 따스한 행동들을 보게 됩니다.
소녀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아일랜드의 목가적 풍경을 바라보며, 고독과 기쁨, 슬픔 등 인간이 겪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땅에 끌리는 나무"라든가 "마당을 비추는 커다란 달'이라든가 "두 불빛 사이에서 또 다른 불빛이 꾸준히 빛을 내며 깜빡"이는 자연 풍광을 통해 복잡다단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게 하지요.
마당을 비추는 커다란 달이 진입로를 지나 저 멀리 거리까지 우리가 갈 길을 분필처럼 표시해 준다. 킨셀라 아저씨가 내 손을 잡는다.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둔다. 아저씨는 내가 발을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인다.
--- pp.69~70
작가 키건은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라는 구절에서, 아빠와의 관계에서 느낀 상실감과 킨셀라 아저씨와의 따뜻한 유대감을 대비시킵니다. 이는 소설의 주요 테마인 가족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킵니다.
킨셀라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소녀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며, 그녀의 마음속에 잊고 있던 감정을 되살려줍니다. 그들의 배려는 소녀가 처음으로 느끼는 소중한 경험이 됩니다. 그녀는 “아주머니의 손은 엄마 손 같은데…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다정함과 사랑의 감정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소녀의 경험을 바라보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시리고 아픈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아주머니의 손은 엄마 손 같은데 거기엔 또 다른 것, 내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것도 있다. 나는 정말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지만 여기는 새로운 곳이라서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
--- p.25
이 작품은 부모의 사랑이 자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키건은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이라는 아저씨의 말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과 더불어 아이가 느끼는 안도감을 전달합니다. 이는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사랑으로 키워야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 p.73
6. 여운으로 남는 이야기
결국, 『맡겨진 소녀』는 클레어 키건의 섬세하고도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사랑과 부모의 역할을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짧은 분량 속에서도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며,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에게 전해지는 감정은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습니다.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마음에 울림을 남기지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클레어 키건에 대해 “그는 간결한 단어로 간결한 문장을 쓰고, 이를 조합해 생생한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극찬했습니다. 키건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독자의 마음을 깊이 파고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맡겨진 소녀』는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도 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과 돌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이 작품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넘어, 사람들 간의 상호 의존과 이해를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마더 테레사의 "우리는 모두 큰일을 할 수는 없지만, 작은 일에 사랑을 담을 수는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떠오르게 하지요. 소녀가 경험한 작은 친절과 지속적인 다정함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그 힘을 이 작품은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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