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직업상담사의 성장 스토리
2015년 5월,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을 땄을 때, 나는 뭔가 완성된 느낌이 들었다. ‘이제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 하지만 현장에 들어서고 나서야 알게 됐다. 자격증은 시작일 뿐, 진짜 직업상담사는 그 이후에 만들어진다. 자격을 갖춘다는 것과 사람을 상담할 수 있는 역량은 전혀 다르다. 처음 내담자를 마주했을 땐 알고 있는 이론도, 공부 했던 정책들도 내뱉기가 어려웠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의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조차 막막했다. 그때부터가 진짜 공부의 시작이었다.
직업 상담사로 성장하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했던 건 ‘듣는 훈련’이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어렵다는 걸 실무에서 알게 됐다. 말의 내용뿐 아니라 표정, 말투, 침묵의 길이까지 함께 들어야 진짜 내담자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배 직업상담사들의 상담 내용을 엿들으며,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했다. 동시에 면담기법을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훈련 때 배운 질문의 유형, 명료화, 직면 같은 기법들이 단순한 개념이 아닌 ‘도구’로 손에 익을 때까지 내담자와 만나고, 반성하고, 또 연습했다. 늘 부족함을 느꼈고, 늘 답답함을 느꼈다. 내담자의 반응과 내담자의 만족도가 내 하루를 좌지우지 했다. 그러면서 나를 채찍질하고 나를 위로했다.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더 잘 하자라고, 그러면서 난 잘 하고 있다고..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정책 공부다. 취업지원사업은 끊임없이 바뀌고,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도 매해 달라진다. ‘정보력’은 상담사의 기본 자산이다. 내담자에게 가장 필요한 선택지를 연결하기 위해선 정책 흐름과 제도 설계의 구조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했다. 고용노동부 공고, 교육기관 훈련정보, 채용 트렌드, NCS 기반 직무 분석까지… ‘사람’을 이해한 뒤엔 ‘시장’도 알아야 비로소 현실적인 상담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직업상담사로 살아남는 태도’다. 직업상담사는 늘 감정의 한가운데에서 일한다. 힘든 사연을 반복해서 듣고, 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 함께 고민하고, 때로는 화살을 맞고, 때로는 고맙다는 말도 듣지 못한 채 하루를 마친다. 이 일을 오래 하려면 ‘단단함’과 ‘유연함’이 함께 있어야 한다. 나를 지키는 방법, 나를 회복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도 상담사의 전문성이다.
직업상담사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시험 한 번으로 탄생하지도 않는다.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부딪히고, 성장해가는 사람. 그게 진짜 직업 상담사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공부하고, 성찰하고, 다시 면담 자리에 앉는다. 직업상담사가 자격이 아닌 ‘삶’이 되는 그날까지, 나는 계속 자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