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와 함께 하는 10번째 쉼
브런치의 생일을 축하하고
아기새의 생일을 축하하고
현 직장의 근속을 축하합니다.
저에게 가장 의미 있는 세 가지가 모두 같은 시기에 10번째 기념일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살짝 운명처럼 느껴집니다.
10년 전,
브런치가 생겼기에 작가의 꿈을 꿀 수 있었고
아기새가 태어났기에 엄마가 될 수 있었고
새 직장에 도전했기에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지난 10년 간 쌓은 동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 <작가의 꿈>을 보고 왔습니다. 이제 제법 색이 입혀져 가는 나무들 사이로 투명하게 비치는 전시회장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저의 주목적은 찬란 작가님과 접선하는 것이었기에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전시회장 근처 별다방에 먼저 들렀습니다.
난주: 작가님, 어디 계세요?
찬란: 저 안쪽에 ligdow 작가님, 무명독자 작가님과 함께 있어요.
난주: 혹시...
영화 <접속>의 한 장면처럼, 저희는 드디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 마주했습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찬란 작가님은 상큼한 파인애플 같은 미소로 반겨 주셨고, 뜻밖에 함께 하게 된 ligdow 작가님과 무명독자 작가님은 누구보다 따스한 눈빛을 보내 주셨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는 모든 것이 다른 네 사람이었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를 관람하는 내내 이상하게도 어색함보다는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글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작가님들은 자신들의 글처럼 긍정적이고 용감하며 따뜻했습니다.
어쩌면 브런치가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작가님들의 진심이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전시회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글들과 그것들을 한 장 한 장 들추며 열심히 읽는 관람객들, 그리고 곳곳에 놓여있던 책들과 글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느껴지는 관계자 분들을 보며 브런치라는 장이 있어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글을 쓰며 인생을 배웁니다.
부당한 상황에 맞선 찬란 작가님의 용기와
암마저 물리친 ligdow 작가님의 여유와
기적을 불러온 무명독자 작가님의 끈기를
배우며 저를 돌아보고 삶에 가치를 더합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작가의 꿈>에는 응모하지 못했지만, 브런치를 통해 저를 비롯한 많은 작가님들이 앞으로도 글과 인생을 나눌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저의 첫 글을 응원해 주신 류귀복 작가님을 비롯해 아직 얼굴을 대면하지는 못했지만 서로의 글을 읽어주고 답글을 달아주며 특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오늘 하루, 브런치와 함께 한 10번째 기념일을 소중히 추억하며 저도 여느 해보다 특별하게 생일을 자축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