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운이 좋아야 어느 따뜻한 봄날에 이태원에 놀러 갔다가 웃으며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얼마나 운이 좋아야 만취한 운전자가 내달리는 죽음의 질주를 피할 수 있었을까요. 얼마나 운이 좋아야 비 내리는 지하차도를 2023년 7월 15일 8시 37분에 지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얼마나 운이 좋아야 괴물 학부모를 만나지 않고 교직을 채워나갈 수 있었을까요. 얼마나 운이 좋아야 불어나는 하천에 군대에 보낸 자식을 외로이 떠나보내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도대체 얼마나 운이 좋아야 오늘 신림에 있지 않을 수 있었던 걸까요.
살아있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수 있음을 깨닫는 2023년 7월 22일 오후 6시 28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