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무지렁이의 이과 사람 관찰기
과학 하는 사람들은 좋겠다
봄이면 하양 꽃 노랑꽃 어찌하여 다 같은 꽃들이 다 다른 색깔로 피어나는지 색이 결정되는 화학반응 알고 보면 더 감사할 것 같아서
과학 하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가을밤 창 너머 풀벌레 소리가 아파트 12층까지 어떻게 올라오는지 소리의 파동 알면 그 신비로움을 두 배로 느낄 것 같아서
이번 생에 나는 문과라서
전지적 혜경 시점의 이과 사람 관찰기
과학 하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아무래도 아파트라는 건물이 도체가 되어 소리가 울리는 현상 때문에 더 전달이 잘 된다고 느끼실 거예요.
그런데 사실 아파트 고층에서는 낮에 소리가 더 잘 들려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잖아요?
바닥은 쉽게 따뜻해지고 쉽게 식는데, 상층부의 공기는 그보다 천천히 따뜻해지고 식는 속도도 좀 더 느려요. 태양이 있는 낮에는 바닥 공기가 더 쉽게 따뜻하고 상층부의 공기는 상대적으로 차갑죠. 그래서 소리가 위로 휘고 공중에 있는 새가 소리를 잘 들어요.
그에 비해 밤에는 바닥이 먼저 식고 상층부 공기가 늦게 식어서 소리가 차가운 아래쪽으로 휘고 바닥에 있는 쥐가 소리를 잘 듣겠죠.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을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답니다. 신기하지요?
신기하지요?
신기하지요?
신기하지요?
프랑스 수학자 쥘 앙리 푸앵카레는 이렇게 말했다. "과학의 천재성은 놀라는 능력이다." 수많은 과학의 발견이 바로 이런 식으로 이루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목격하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으며 감탄하며 걸음을 멈추지도 않았던 현상을 놀라는 능력이 있는 학자가 관찰한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 그에게는 문제가 되기에 그의 생각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고, 그것이 발견의 시작이다. 그를 창조적 학자로 만든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다. 해결 능력은 극히 일부일 뿐, 보통의 학자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을 보고 감탄하는 그의 능력이 그를 창조적이게 했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에리히 프롬, 193~1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