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난 6월 브런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고 가장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한 시간이 되겠네요.
'어제 왔다. 이름은 반반이.'
브런치에 이 글을 게재한 후 월요일 아침, 엄마로부터 벼락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반반이, 이제 가족이 된 지 겨우 2개월밖에 되지 않은 반반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소식을요.
아침만 해도 생생하던 녀석이 오후부터 이상하게 기운이 없더니 두 번 토하고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빠는 강아지가 몸이 추워서 그런가 싶어 전선까지 끌어와 드라이어로 반반이에게 따뜻한 바람을 쏘여주셨다고 하는데 반반이는 그 따뜻한 바람을 느끼기는 했을까요.
사실 반반이 실물을 보지도 못했네요.
서랍에 글을 담아 놓고 한참 후인 토요일 오전에 발행한 글인데, 그 전날이 녀석이 세상을 떠난 날이더군요.
그런 것도 모르고 라이킷에 즐거워하고 댓글 달고 이번에도 또 메인에 올랐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그랬어요.
반반이 소식 듣고는 브런치에 머무르는 일이 힘들었어요.
반반이 글을 지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수도 없이 생각만 했어요.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새 글이 올라와도 제목만 볼뿐 글을 클릭해서 몰입할 자신이 없었어요.
글을 쓴다는 것과 삶이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주처럼 멀게 느껴지던 날도 없었네요.
아빠는 한동안 동물 데려 오지 말자고 엄마한테 말씀하셨대요.
올해에만 두 번 강아지를 묻으신 아빠의 충격도 크신 듯합니다.
우리 반반이는 평소에 밥을 그렇게나 빨리 먹었다는데 그게 문제였을까요?
우리 반반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약한 몸을 갖고 있었던 걸까요.
작고 어린 강아지와의 이별 소식이 좀 힘드네요.
조금 더 마음 가다듬고 새 글로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