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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야 Nov 13. 2022

인형만들기

동글동글 솜인형

코로나 기간에도 유치원에 보내긴 했지만 초기 1년 정도는 단지 유치원에 이름만 올려둔 채로 아이들은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다이소는 문구점이 되었다.

언젠가 솜 한 봉지와 단추, 털실 등등 언제 쓸지도 모를 것들을 한바구니 담아 서랍에 넣어둔 채 우린 그 존재를 잊었다.

호기심많은 둘째의 손길은 서랍 속에 잠들어있던 것들을 깨워 부른다. 솜 한봉지를 들고,

"이거 써도 돼?"하고 묻더니 색종이와 테이프로 봉투를 만들고 솜을 넣은 다음, 눈, 코, 입을 그린다.

마구 어지르기만 할 줄 알았는데 아이는 크기별로 다양한 네모 인형들을 만들어 집 곳곳에 놓아둔다.

마침 계절 옷을 정리한다고 작아진 티셔츠와 레깅스를 아이들에게 주며 고무줄로 인형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다. 두 아이는 주말 아침 EBS 프로그램과 내 손 사이를 번갈아보며 곧 인형 만들기를 선택한다.

꼼지락거리는 손으로 솜을 한움큼씩 집어 천 안으로 밀어넣는 모습이 제법 야무지다. 두 아이는 한시간도 안되어 각각 세 개의 인형을 만들었는데 솜이 더 있었다면 아마 더 많은 인형이 생겼을거다.

"이건 할머니꺼야."

"할아버지꺼는 핑크색 고무줄로 묶자. 지난번에 할아버지가 핑크색 좋아한다고 했거든."

아이들은 뜨개방 손님들처럼 수다삼매경에 빠지면서도 여전히 손을 바삐 놀린다.

바늘과 실로 모자 테두리를 꿰매는 첫째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나는 바늘에 찔리며 두 번이나 '아야!'소리를 냈지만 아이는 여유롭게 '엄마, 괜찮아?'하며 바느질을 이어간다.


[인형만들기 방법]

1. 못입는 옷 소매나 레깅스의 팔과 다리부분을 자른다.

(아이 옷이 솜을 덜채워도 되서 적당한 것 같음)

2. 자른 부분을 뒤집은 후 한쪽을 고무줄로 동여맨다.

3. 다시 뒤집는다.

4. 솜으로 안을 채운다.

5. 솜을 넣은 입구 부분을 고무줄로 동여맨다.

6. 꾸민다.(그림이나 바느질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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