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비야 Nov 06. 2022

끝나지 않는 크리스마스

벌써 돌아왔구나

# 1.

12월 25일, 낮잠을 건너뛴 아이는 8시에 밤잠에 들어가며 말했다.

"엄마, 빨리 코~자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또 줄 거야"

"크리스마스 끝났는데~~"

"아니야. 또 줄 거야!"

아이는 10분 만에 잠이 들었다.


12월 26일, 아침 7시.

거실까지 나왔던 아이는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울며 나온다.

"산타할아버지ㅠㅠ 선물ㅠㅠ 없어ㅠㅠㅠㅠㅠㅠ(눈물 뚝뚝)"

"쭈야, 어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주셨지? 이번 크리스마스는 끝났어.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야. 내년에 또 오실 거야"

"다시 시작 아니야.ㅠㅠ또 줄 거야!ㅠㅠㅠㅠㅠ"


결국 아빠가 선물 사주는 걸로 타협하고 울음을 그쳤다.


12월 26일, 밤 9시 30분.

"엄마, 아까는 미안해. 잘못했어. 이제 인형 안 던질게"

참 뜬금없이 오후에 있었던 일을 사과한다.

"엄마, 내일은 산타할아버지가 또 선물 주시겠지?"

"ㅋㅋㅋㅋㅋ빨리 자."

아이에게 아직 크리스마스가 끝나지 않았다.


-2017년 살이던 첫째. [산타를 기다리다]


# 2.

둘째가 12월 달력을 보다 빨간색으로 쓰인 25일을 찾아낸다.

"엄마, 이 날은 무슨 날이지?"

"크리스마스지"

"몇 밤 자야 크리스마스야?"

"한.. 50 밤? 좀 더 남았나?"


갑자기 부지런히 거실을 치운다.

"우와~ 벌써 크리스마스 대비하는 거야?"

(뜨끔해서 더 버럭 하며)"아니야! 시또가 하고 싶어서 정리한 거라고!! 그러니까 엄~마~~ 아, 이제부터는 거실에 물건을 갖다 놓으면 안 돼! 알겠지?"

아이는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똑 부러지게 말한다. 거실 바닥은 둘째의 감독 아래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여섯 살 둘째. [산타를 기다리며]

작가의 이전글 귤의 변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