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는 것.

by 나비야

올해들어 글이 써지지 않는다. 유치원에서 매주 발행하는 사진첩에 교사로, 아이를 몇 년 먼저 키우는 선배로 글 몇 자를 끄적일 뿐이다. 그렇다고 내 삶의 다채로움이 사라진 건 아니다. 다만 글로 남기는 시간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순간의 의미를 더 깊고 진하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글로 남겨진 기록이 없으니 삶이 진해도 옅게 느껴지는... 회상할 실마리가 없는 건 아쉬운 일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쓴다'는 작업은 쓰며 더 깊게 한 인간에게 새겨지나 과거를 쓰니 흘러가는 순간들을 아쉽게 하기도 하니 말이다. 쓰지않으니 웃는 일이 많이 생겨도, 삶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느껴도... 글감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글감을 만들어내는 것, 발견하는 것도 부지런함이 있어야한다는 듯 말이다.

현실은 참 부지런히 굴러간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챙기고 화장을 한다. 아침을 먹고 출근. 출근한 후에는 또다른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교무실. 육아시간을 쓰고 퇴근하면 집에 있는 오구오구내새끼들과 상봉. 그러나 피로에 쩐 몸에는 눕고싶은 욕구가 올라온다. 20분정도 누워서 체력을 회복하고 집밥을 먹거나 신랑퇴근때를 맞춰 외식을 한다. 양치하고 9시쯤 잘 준비. 그리고 또 아침.


매일을 채우는 일은 달라도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조금씩 틈을 내어 예전처럼 '쓰기'라는 행위도 너무 멀어지지 않길... 다행인건 '읽기'는 놓지 않았다는 것.

쉼 후 부지런한 쓰기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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