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 축하해

아직은 이해 못 할 엄마의 마음을 미리 보낸다♡

by 나비야

윤아. 여덟 번째 생일을 축하해. 엄마 뱃속에서 한 살 더 먹은 건 이제 사회가 쳐주지 않으니 없는 셈 쳐야겠지? 그런데 사실 엄마는 네가 엄마 뱃속에 왔을 때부터 참 많이 웃고 행복했으니 아홉 살이라 생각해^^ (우리 같이 한 몸에서 10개월을 보냈잖아, 그치?)

조리원에서 너를 보니 얼마나 똘망똘망하던지, 네 오빠를 통해 작은 사람을 먼저 경험했지만 그래도 너는 내게 또 새로운 신기함이었어. 작은 얼굴과 몸에 눈코입,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모든 장기가 다 들어있다니 엄마는 신생아가 너무 신기했지. 세상에 나올 때 윤이 눈에 실핏줄이 터진 것도 나는 기억해. 엄마 뱃속에서 나오려는 엄청난 너의 노력과 힘들로 너는 세상에 태어났단다(물론 세상사람이 다 알듯 엄마도 엄청난 노력으로 너를 낳았지^^).


순둥 할 거라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조리원을 퇴소하고 집에 오자마자 범상치 않음을 느꼈지. 우리 집에서의 첫날, 너와 나의 기싸움에서 우리는 둘 다 나가떨어졌어. 나는 너를 재우려 하다 지쳐 잠든 듯하고 너는 울다 깨다 지쳐 잠든 듯하고... 끝날 것 같지 않던 밤에 우리는 누가 이겼다 할 것 없이 서로 비겼어. (네가 자라면서 울음이 말로, 표정으로, 태도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린 매일 겨루는 느낌인 것 같지 않니?ㅎㅎㅎ) 번 울면 끝없이, 쉬지 않고 우는 네 덕에 너는 아빠 품에도 참 많이 안겼다. 너는 바위 같은 아빠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니 세상도 움직일 수 있을 거야~^^!


네가 16개월에 나 혼자 44개월 된 네 오빠를 데리고 제주도에 갔던 게 기억난다. 가기 몇 주 전부터 머릿속으로 공항에 내리고부터 렌트까지의 일을 수십 번은 그렸을 거야. 할머니, 할아버지도 네 아빠도 모두 나 혼자 너네 둘을 데리고 제주 여행을 다녀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지. 근데 우리말이야! 그때 너무 신났었지? 너희 둘이 미술관 앞에서 덩실거리며 걷는 사진을 보면 난 늘 그때가 생각나 웃음 나고 설레어! 우리의 성공적인 첫 여행 덕에 나의 휴직동안 우린 제주 여행을 정말 자주 갔었지. 아빠 없이 우리만의 비밀들도 생겼고, 일하고 있는 아빠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도 많이 느꼈던 것 같아.


사실 엄마는 너희 둘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키웠어. 너희에게 생긴 작은 변화들에 늘 같이 웃고 걱정하고 행동했으니까 말이야(나는 우리 엄마보다 더 훌륭한 엄마를 본 적이 없고 너희 할머니보다 더 따뜻한 할머니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도 그런 삶을 살아 너희들에게 그런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너희가 자라는 걸 놓치지 않고 오롯이 느끼고 볼 수 있는 행운이 엄마의 삶에 있음에 참 감사해.


윤아, 너는 참 다정한 사람이야. 네가 가진 다정함은 누구에게나 있는 흔한 것이 아니라 참 귀한 거란다. 네 덕에 우리 가족은 참 많이 웃고 행복하다. 너와 오빠 덕에 엄마는 매일매일 '내가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은 쭈야와 윤이를 낳은 일'임을 느끼며 산단다.


우리 딸은 처음 어린이집에 가보고 다음날 아침, 네 등보다 큰 가방을 끌고 현관문에 서 있을 만큼 호기심과 설렘이 많은 아이지. 나는 겁이 많아 새로운 걸 시도할 때 주저하는데 너는 조심성은 많으면서도 호기심이 많아서 가만히 있기보다는 시도해 보는 쪽이었어(내가 잔소리를 더 하기도 했지만..ㅠㅠ). 그래서 나는 네가 나보다 훨씬 풍부한 경험을 하고 풍부한 감정을 누리며 잘 살거라 믿어.

사회가 만든 규칙을 잘 이해하고 네가 챙겨야 할 것들을 잘 기억하고 실천하는 힘도 대단하지! 그래서 네 맘대로 새로운 걸 시도해도 네가 생각하는 테두리가 있을 거라 엄마로서 참 든든해. 너는 걱정이 많은 걸 걱정하지만 걱정하는 사람은 앞으로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이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걱정은 대단한 능력인 셈이야.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 축하해♡

매일 웃고 울고 짜증 내고 소리 지르고 사과하고 용서하는.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을 하나, 하나 기억할 수 없지만.. 그 전부가 모여 지금의 윤이, 쭈야, 나와 아빠... 우리 가족의 삶이 되었단다. 매일 보면서도 더 안고 싶고 뽀뽀하고 싶고 사랑한다 말하고 싶어지는 우리 딸.

고 조그맣던 아기가 이제 벌써 130센티도 넘어버렸지만, 엄마는 네가 여전히 궁금하고 신기하다.

우리 더 많이 사랑하며 살자. 사랑한다, 내 아가♡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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