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비야 Jan 21. 2022

어른이 되어가는 것

# 2. 대학생의 나

# 2.

 대학생 때였다. 동생은 서울로 대학을 가고 나서 나는 마치 외동딸인 듯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았다. 복숭아꽃이 가득 핀 어느 봄, 우리 셋은 드라이브를 갔다. 엄마, 아빠는 계절의 변화와 세월을 연결 짓고는 나와 동생의 '자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이미 어른인 20대였음에도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른되기 싫다고~! 나는 절대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하며 차 안에서 소리 내 울었다. 엄마와 아빠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어른이 되기 싫다고 안될 수가 있나?" 하며 웃었다.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 울던 그 순간, 무언가 나를 관통했고 여전히 그 장면은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


 부모님의 대화를 통해 처음으로 '어른이 되었음'을 이야기 들은 날, 여전히 스스로를 어린 아이라 생각하고 있던 나는 책임지며 살아가야 할 세상이 두렵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이가 채워지고 거기에 맞는 학생 신분을 가진 것, 몸이 다 자란 것을 빼고는 어른이 될 아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나는 '어른이 되었음'이 '어른이 되어감'의 의미임을 알면서도 서럽게 느껴졌다.

작가의 이전글 같이 놀자는 아이, 도망가는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