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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otoly Dec 01. 2020

모르는 사람들과 토론이란 걸 해보았다.

모르는 사람들과 토론이란 걸 처음 해보았다.

독서모임에서 발제문을 가지고 토론을 해보았다.

해당 모임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서평을 쓰고 공유하고 책에 대해서 토론까지 진행을 하게 된다.


이 모임에 몇 개월 있었지만, 토론을 두려워하는 나는 이번에 처음 토론에 참여했다.

사실 내 주장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건 어느 정도 공통된 가치관을 많이 가지고 있을 때이다.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지지 않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어떤 것이 100%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지옥과 같다. 시간도 빼앗기고 멘탈도 빼앗긴다.


반면 이 모임은 대부분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말랑말랑한 두뇌를 가지고 계신다. 그래서 토론 공포증을 조금은 내려놓고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진행자 분께서는 이런 나를 마치 꿰뚫고 있는 듯이 내게 이야기할 기회도 주시고 내가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토론 내용 간단히!

아래는 <후츠파, 인발 아리엘리>를 읽고 발제문에 대해 토론을 거쳐 나의 생각을 정제한 것이다.

댓글이나 다른 소통 방식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도 들려줄 수 있으면 더욱 좋을 듯하다.


1.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 있는 실패는 어떤 일이었는가?

난 3년간의 스타트업 생활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사업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매출을 발생시키지 못했다.


나는 내가 가진 기술을 어떻게 돈으로 바꿀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한 결과, 엄청난 걸 만들려 하지 말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만들기로 생각했다. 사업가에게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만들어 내는 능력'이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내게는 그 기본 조차 없었다. 사업가의 두뇌로 바꾸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덕분에 요즘은 월세는 낼 수 있는 매출을 만들고 있다. 정말 다행이고 정말 감사할 일이다.


2. 피드백을 줄 때 어떻게 해야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사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나는 모든 사람이 처해있는 상황과 가지고 있는 능력정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자는 각자의 상황에 맞는 최선의 결과물을 낸다고 생각한다. 누구 하나 멍청한 사람 없고 못난 사람 없다.

그래서 피드백은 '내가 누구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한다' 

보다는 

'네가 처해있는 복잡한 상황에서는 그 행동이 최선이었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당신의 결정이 좋지 않아 보인다. 나의 생각은 이러한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시각에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더 좋을지 같이 고민해보자'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좀 적용을 해보자면,

내가 팀장이고, 사원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 직원에게 이러면 안 된다고 훈수를 두고 훈계를 해서는 안된다.


팀장의 시각에서는 지금 더 중요한 일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보는데 사원은 다른 일을 한다. 그렇다면 왜 이와 같이 우선순위에 대해 서로 다르게 생각을 했는지, 회사의 보상체제는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회사는 도대체 이 사람을 왜 뽑게 되었는지에 대해 함께 토론을 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피드백은 서로 자주 자유롭게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피드백을 자주 해야 하는 이유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어떤 일을 진행하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야 하게 된다면, '쟤는 그동안 날 얼마나 멍청하게 봤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상하게 된다. 자유롭게 주는 것의 중요성은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독자분들께서는 아실 것이다.


이를 적용해서 나는 회사를 다닐 때, 매일 아침마다 전날의 업무에 대해 서로 피드백을 빠르게 주고, 오늘 뭐할 것인지 간단히 말하고, 오늘 할 일에 대해서 뭐가 중요하고 뭐가 필요 없는지 빠르게 피드백을 준다. 그러고 나서 하루 업무가 시작된다. 이렇게 '자주' '솔직히' 피드백을 주다 보니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합리적인 방향을 진심을 다해 탐색하는 문화가 생기게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여러 시각에서 발제문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었고, 나의 생각에도 발전이 있었다.


느낀 점

사실 찬반 토론도 아니고 지금 당장 어떠한 중요한 결정을 위한 토론도 아니다 보니, 생각했던 치열한 공방전이 오가는 토론은 아니었다.


반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나가는 무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 배경지식도 너무 다르고, 나는 내 생각을 전달하는 힘이 아직 너무 약해서 내 뜻이 전달되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다. 심지어 휴대폰으로 줌을 이용하면서 토론을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반응도 확인하기 힘들어서 내가 이상한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많이 걱정되었다. 왜냐하면 휴대폰 화면에서는 한 번에 2~3명의 얼굴밖에 안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들 말하지 않을 때는 마이크를 음소거 하기에 '오호~' '엥?' '음!'과 같은 즉각적인 반응도 안 들린다.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여주시거나 잘 들었다고 해주시거나, 내 생각은 어떻냐고 말씀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적어도 내가 개소리(?)는 안 하고 있는 듯하여 마음이 놓였다.


덕분에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스킬이 늘어난 기분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깊은 이야기를 잡담처럼 나눠본 적이 없어서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스킬이 너무 없었다. 이 기회 덕분에 스킬의 숙련도를 올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고 성장한 기분도 많이 들었다. 앞으로도 참여해서 더욱더 쉽고 논리 정연하고 재밌고 알차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익혀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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