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notoly Feb 06. 2022

"여기서 또 쉴 거야? 진짜로?"

크로스핏 성장 일기

크로스핏을 시작한 지 1개월이 되었다. 코로나 백신으로 쉬고, 설날 연휴로 쉬고.. 한 달을 꽉 채워서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여전히 비기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실 빠르게 레벨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맨 몸 운동은 비교적 익숙하지만, 중량을 들고 운동하는 것은 워낙 익숙하지 않아서 빠르게 성장하려는 욕심이 곧 부상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로스핏만큼은 천천히 성장할 계획이다. 


그런데 금요일에 설 연휴가 끝나고 오랜만에 WOD를 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푸시업도 너무 힘들었다. 연휴 동안 쉬고 갑자기 운동을 해서 그런 거 같다. 오늘의 루틴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핸즈 릴리즈 푸시업'이었다. 이를 악물고 눈을 꼭 감고 팔을 쭉 밀어도 내려간 몸은 올라오지 않았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ㅋㅋ 좀 만 쉬고 다시 하자. 그렇게 해도 괜찮아.


그 생각을 한 순간 바로 또다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잠깐만.. 이거 많이 들어 본 대사인데? 영화나 만화에서 항상 이런 대사를 하던 캐릭터는 결국 후회만 하고 조연으로서 기억에서 잊혀 가던데...
언제까지 적당히 할 것이냐!! 당장 일어나! 쉬지 말고 지금만큼은 몰아붙여!! 끝나기까지 몇 분 밖에 안 남았단 말이다!!!


그래서 멈춰버린 몸을 일으키기 위해 무릎을 대고 웨이브를 하면서까지 어떻게든 푸시업 개수를 채우려고 했다. 어질어질했지만 그렇게 하니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마라톤 같은 '장기전'이거나 '실전'이라면 한 순간을 위해 쥐어짜는 것은 좋지 않은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기전'이며 장기전을 위한 '훈련'인 경우라면 그 목적은 나를 쥐어짜서 나의 기본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그러니 '단기전'과 '훈련'에서는 쥐어짜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은 "프로의 세계"다. 프로라면 나의 기본 실력으로 싸워야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적당한 강도로 매일매일 업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적당히 사는 것이 몸에 베여서, 훈련에서 조차 나는 적당히 하려고 했다. 


훈련과 실전, 장기전과 단기전을 명확히 구분해서 적당히 할 때와 쥐어 짜야하는 때를 확실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너무 실전에만 묻혀있지 말자. 의도적으로 일상에서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고 나의 기본기를 키워나가자!

매거진의 이전글 2022년 1월 5주차 회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