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핏 성장 일기
크로스핏을 시작한 지 1개월이 되었다. 코로나 백신으로 쉬고, 설날 연휴로 쉬고.. 한 달을 꽉 채워서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여전히 비기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실 빠르게 레벨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맨 몸 운동은 비교적 익숙하지만, 중량을 들고 운동하는 것은 워낙 익숙하지 않아서 빠르게 성장하려는 욕심이 곧 부상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로스핏만큼은 천천히 성장할 계획이다.
그런데 금요일에 설 연휴가 끝나고 오랜만에 WOD를 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푸시업도 너무 힘들었다. 연휴 동안 쉬고 갑자기 운동을 해서 그런 거 같다. 오늘의 루틴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핸즈 릴리즈 푸시업'이었다. 이를 악물고 눈을 꼭 감고 팔을 쭉 밀어도 내려간 몸은 올라오지 않았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ㅋㅋ 좀 만 쉬고 다시 하자. 그렇게 해도 괜찮아.
그 생각을 한 순간 바로 또다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잠깐만.. 이거 많이 들어 본 대사인데? 영화나 만화에서 항상 이런 대사를 하던 캐릭터는 결국 후회만 하고 조연으로서 기억에서 잊혀 가던데...
언제까지 적당히 할 것이냐!! 당장 일어나! 쉬지 말고 지금만큼은 몰아붙여!! 끝나기까지 몇 분 밖에 안 남았단 말이다!!!
그래서 멈춰버린 몸을 일으키기 위해 무릎을 대고 웨이브를 하면서까지 어떻게든 푸시업 개수를 채우려고 했다. 어질어질했지만 그렇게 하니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마라톤 같은 '장기전'이거나 '실전'이라면 한 순간을 위해 쥐어짜는 것은 좋지 않은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기전'이며 장기전을 위한 '훈련'인 경우라면 그 목적은 나를 쥐어짜서 나의 기본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그러니 '단기전'과 '훈련'에서는 쥐어짜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은 "프로의 세계"다. 프로라면 나의 기본 실력으로 싸워야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적당한 강도로 매일매일 업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적당히 사는 것이 몸에 베여서, 훈련에서 조차 나는 적당히 하려고 했다.
훈련과 실전, 장기전과 단기전을 명확히 구분해서 적당히 할 때와 쥐어 짜야하는 때를 확실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너무 실전에만 묻혀있지 말자. 의도적으로 일상에서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고 나의 기본기를 키워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