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닝 크루거 현상으로 설명하는 인간관계론
우리 팀장님은 왜 저러는 거야.. 에휴 어딜 가나 저런 인간은 꼭 있어..
쟨 왜 나한테 무례한 거지? 무슨 생각이야?
알면 알 수록 모르겠는 사람이네..
나의 멘탈을 슬금슬금 망가뜨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 우리 주변에는 꼭 있습니다. '그 인간'은 왜 그런 것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목차
1. 잘 알고 있다는 착각
2. '이것'을 두 번 느낀 적이 있는가
3. 인생 치트키 2개
이전 글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저는 홍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홍익심리상담연구소에서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지인께서 한 번 가보라는 추천으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 개인적인 생각과 심리상담사님과 나누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하였습니다. 또한 나눈 이야기에 대한 각색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상담 선생님께 질문했습니다.
선생님! 이 인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기분이 좋질 않네요!
저는 좋은 리더이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고 사람들의 기대에 맞게 행동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항상 사람들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머릿속에서 한참 동안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참을 생각해도 도저히 '그 인간'은 내게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항상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하지만 '그 인간'만 생각하면 괜히 머리가 아픕니다.
그때 선생님은 제게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그분들은 왜 그렇게 행동했다고 말하던가요?
그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딱히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왜 그러냐고 물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죠.
우리는 대게 남들에 대해서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해가 안 되는 인간'의 부류를 만나게 되면 그들을 더 이상 이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그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더 알아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들의 배경을 알게 되면 달라지는 것이 많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겠습니다.
A 씨는 친구들이 집들이 온다고 해서 급하게 집을 치우고 요리 재료를 사기 위해 마트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먹을 음식 재료를 구하고 계산하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계산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줄을 서고 한참을 기다리고 A 씨 앞에는 단 한 사람만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요. 바로 앞사람은 갓난아기를 안고 마트에 온 애엄마 같은데, 계산대 직원이 그 아기가 예쁘다며 한 번 안아보겠다고 합니다. A 씨는 빨리 계산하고 집들이 준비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계산은 안 하고 아이가 이쁘다며 계속 안고 아기랑 놀고 있는 계산대 직원을 보니 화가 차올랐습니다. 화가 무척 나지만 A 씨는 참고 기다렸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이제 A 씨의 계산 차례가 되었습니다. 계산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데 계산대 직원이 도대체 왜 그랬는지 탓하고 싶었지만 차마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A 씨는 "아까 아기가 굉장히 귀엽더라고요"라고 돌려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계산대 직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죠? 사실 애아빠가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고 저 혼자 돈 벌면서 아기를 돌봐야 하는데 계산대에서 아기를 볼 순 없잖아요. 그래서 아까 손님 앞에서 계산하신 제 동생에게 아이를 부탁했어요. 가끔은 제게 아이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아까처럼 마트에 와서 제게 잠깐 얼굴을 보여주고 간답니다. 잠깐이라도 아이 얼굴을 보는 게 제게 큰 힘이 되죠.
이렇게 사정을 듣게 된 A 씨는 화를 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나설 때는 계산대 직원에게 맛있는 커피 한 잔을 건네고 나왔죠.
상황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배경을 알게 되면 '이해되지 않던 짜증 나는 그 인간'도 '응원하고 도와주고 싶은 사람'으로 변하곤 합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몰랐으면서 그들에 대해 함부로 생각한 것이 미안하기도 할 정도죠.
이는 어찌 보면 굉장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인간에게는 '인지 편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더닝-크루거 효과를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사진 출처 : https://maily.so/mindbook/posts/7a231d31
우리는 무언가에 대해서 하나를 알면 열을 알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이는 '인지 편향'으로 인해 누구나 하게 되는 착각이며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인간'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는 '미친 인간'이라는 부류에 그 사람을 집어넣습니다. 더닝-크루거 현상에서 '우매함의 봉우리'에 있을 때 우리는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곤 하죠.
다르게 말하면 우리를 괴롭히는 '미친 인간'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그 사람을 '미친 인간'으로 인지하고 있는 우리의 문제일 확률이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절망의 계곡'을 거치지 않았다면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하기는 너무 이른 단계입니다.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우매함의 봉우리'에 있습니다. 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말하니 제게 누군가 질문했습니다. 그냥 내 속 편하게 그 사람을 '미친 인간'인 채로 두면 되지 않냐고 말이죠. 뭘 위해 '미친 인간'에 대해 더 알아가야 하냐고 합니다. 맞습니다. 사실 남에 대해 굳이 더 알아가는 것은 굉장히 피곤하고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상대를 알아가는 것은 새로운 기회를 줍니다. 그들과 더 잘 지내고 더 많은 사람들을 알아갈 기회를 줍니다. 우리는 우연한 기회에 마주하게 되는 사람이 많을까요? 아니면 갖춰진 상태에서 마주하는 사람이 많을까요? 당연컨데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A 씨와 마트 직원과 같이 서로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잃게 된다는 것이죠. 그렇게 잃게 된 기회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게 있습니다. 진짜 '미친 인간'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 도대체 얼마나 그들에 대해 알아가야 하는 걸까요? 딱 정해드리겠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 완전히 모르겠다는 감정을 2번 느끼면 충분합니다. 이는 더닝-크루거 현상에 의해서 2번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우리는 인간에 대해 보편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대한 더닝-크루거 곡선을 살짝 변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럴 것이라는 착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매함의 봉우리도 2개, 절망의 계곡도 2개입니다. 첫 번째 절망의 계곡은 개인의 외적인 특징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단계이고 두 번째 절망의 계곡은 개인의 내적인 특징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단계인 것이죠.
그러니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최소 2번' 정도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 것이죠.
여기서 '최소 2번'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뭘까요? 최소 2번이라면 3번, 4번도 겪을 수 있다는 것일까요? 맞습니다. 같은 사람일지라도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를 만날 때의 모습, 일할 때의 모습, 공부할 때의 모습과 같이 하나의 사람이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친구들이랑 이야기할 때는 유쾌하게 지내려고 합니다. 반면 일할 때는 경외롭고 똑 부러지려고 합니다. 이처럼 한 사람이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하나의 모습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2번의 절망의 계곡을 건너야 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 전체를 이해하는 것은 20번, 200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한 사람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학습하고 발전하는 이상,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포기하시길 바랍니다. 그냥 '적당히 아는 것'을 목표로 하세요. 그리고 항상 그 사람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한 사람에 대해 '적당히 알아가는 방법'을 2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질문입니다. 머릿속에서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왜 이 사람은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어? 왜 표정이 안 좋아지지? 내가 뭐 잘못했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냥 물어보세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혹시 제가 실수를 했을까요? 표정이 안 좋아 보여서요"
"지금 어떤 생각하고 계신가요? 저도 공유해주세요ㅎㅎ"
그냥 직접 질문하면 해결되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두 번째는 솔직함입니다. 나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솔직한 질문도 곁들이면 좋습니다.
"용기 내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OO님과 생각이 달라요. 왜냐하면 ~이기 때문이죠. OO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방금 주신 말씀으로 제가 당황스럽네요. 왜 그렇게 말씀하신 건가요? 말씀을 더 들어보고 싶어요"
이렇게 질문과 솔직함을 계속해서 보이셔야 합니다. 예전에 이미 했던 질문일지라도 말이죠. 사람은 계속 변하고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생각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항상 질문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활용하시면 상대방에 대해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질문과 솔직함을 통해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세상을 만나셨으면 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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