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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otoly Jun 26. 2020

개발자, 폭포에 떨어졌다가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오다.

<eric ries, The lean startup> 서평

안녕하세요 :)

오늘은 제가 대충 1년 전에 접했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글 제목을 보고 들어왔는데, 갑자기 책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조금 의아하죠? 제목이 왜 저런지는 글에서 조금씩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ㅎㅎ

(잡았다! 월척!)

바로 에릭리스의 "The lean startup"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1년 동안 정말 여러 번 회독했던 거 같습니다. 

아마 완독은 5번 정도, 단원 별로는 10번 정도 본 단원도 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이 책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한번 서평을 써보려고 합니다.


폭포에 휘말려 헤매다.

저는 현재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아직 많이 미흡한 실력이지만, 완제품을 초라하게나마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임베디드, 프론트앤드, 백앤드, 앱, 하드웨어 설계를 조금씩 할 수 있게 되었죠.

이러한 저의 성향은 초기 제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으로 이끌리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저는 스타트업에 대한 열망을 품은 채로 졸업만을 바라보며 살아왔고, 현재는 그 열망을 뿜어내고 있는 시기에 있습니다.


처음 스타트업을 시작하려고 하니,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접해보면서 저의 실력을 탄탄히 쌓은 뒤, 스타트업을 하면서 마주하게 될 여러 리스크를 조금만 맛보고 저의 스타트업을 시작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무지한 field에서 risk management를 하기 위한 발버둥이었죠..ㅎㅎ


운이 좋게도, 저는 여러 스타트업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공유 오피스에 들어갈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다른 팀들과 친하게 지내며, 틈틈이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몇 가지 이상한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이상한 점은 바로 "근거가 하나도 없는 계획주의" 형태의 스타트업이 많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항상 시장조사를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그 시장조사는 항상 책상에서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시장의 규모가 어떠하고, 

그 시장 규모에서 근거도 없이 몇 퍼센트를 점유하겠다고 하며,

그리고 타임 스톤을 들고 있는 걸까.. 근거도 없이 회사의 성장률을 예측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냥 소설 쓰기 바쁜 팀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막 스타트업에 입문한 입문자였기 때문에... 

뭐라 시원한 반박도 하지 못하고, 원래 스타트업이란 게 그런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공부를 통해 그러한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소자본 조직에서는 waterfall* 방식보다는 agile* 방식이 더 유리하다는 내용의 강연이라든지

통계적 사고를 하라는 강연을 통해서 찾아본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에 대한 통계라든지

대부분의 트렌드는 lean startup*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었죠.

 생소한 개념들이 살짝 나오긴 했지만,

요약하자면, 사업은 책상머리 앞에서 사업계획서로 가장한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매출을 내는 기업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계속 고민하고,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직접 고객을 만나고, 이를 통해 진정으로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최근 급성장한 기업들의 성장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팀에서 나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힘차게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

하고 싶었으나, 

이유를 모를 사업에 대한 허탈감과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되지 않아서 

한가롭게 공유 오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나가는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공유 오피스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관리(?)하는 교수님이신데, 이야기를 길게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서로 끊임없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교수님께서 저에게 <the lean startup>책을 추천해주셨죠.


이 책을 추천받고 나서 쭉 읽어보니...

제가 그동안 사업에 대한 회의감이 쏵 씻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1. 복잡계에 대한 이론을 접목하고, 즉, 세상을 책상에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2.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근거 있는 전략'을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지,

3. 언제 사업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근본적인 개념을 통해서 설명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민첩하게 지푸라기를 잡다.

<the lean startup> 책의 구성은 

1부 : 비젼

2부 : 조종

3부 : 가속

이렇게 총 3부로 구성되어 

lean startup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총 3개의 부에 대해 전부 말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책 전반적으로 말하고자 핵심 내용만 간추려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에서는 "과학적 접근""근본에 접근" 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2가지 요소가 이 책에서 말하는 lean startup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1. 과학적 접근

우리는 우주의 진리를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호기심 어린 자세와 조심스러운 자세로 과학에 대해서 연구를 하죠. 

우리는 블랙홀을 찾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 장치를 만들어서 어떤 현상을 관측하고, 

관측한 내용을 통해서 배움을 얻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세상에서 돈을 버는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i. 스타트업에서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 어떤 것일지 가설을 세웁니다.

이 가설을 세울 때는, 통계가 기반이 되어도 되며, 당신의 경험이 기반이 되어도 좋습니다. 

다만 아래의 과정을 잘 지켜내는 것이 핵심이죠.

ii.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통해 가설에 대한 근거가 되는 현상을 측정합니다.

MVP란, 제품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든 시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MVP는 정말 초라해도 됩니다. 단지 a에서 세운 가설에 대한 직접적인 근거만 만들 수 있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기업인 dropbox는 '사람들이 파일을 클라우드에 간편하게 옮기고 싶어 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가 되는 측정을 하기 위해 dropbox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단지 작동하는 척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사람들에게서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와 같이 MVP는 거창해지지 않되, 가설을 증명할 수 있도록 제작해줍니다.

iii. 측정한 것을 통해 방향을 정합니다.

MVP를 통해 얻은 사실을 통해 여러분은 다음 행동을 취하시면 됩니다.

책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다음 행동을 어떻게 취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읽어보길 추천드립니다.


2. 근본에 접근

https://youtu.be/8YYRe0ex6wg

위의 영상과 같이 우리는 질문을 통해 근본적인 요소에 접근해야만, 더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바른 질문을 해야만 올바른 대답을 얻을 수 있죠.

이와 같은 내용을 스타트업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MVP로 고객의 반응을 측정할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만약에 단순히 사용자 수가 늘어나는 것만 보고 좋아하고 있다면, 

당신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 수는 웬만해서는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하지만 당신이 제공하려는 가치가 사용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측정해야 하죠.

이에 대해, 린스타트업에서 말하는 "코호트 분석"에서는 누적 데이터에 집중하지 말고, 

특정 사용자 그룹의 결과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가령, 단순히 가입자 수 보다는 구매 전환율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근본적인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동시에 

그에 대한 방법을 여러 장에 걸쳐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통해 저는 기존의 waterfall 방식으로 진행하던 스타트업에서 벗어나, 

좀 더 lean startup에 가까운 방법으로 고객의 문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하마터면 waterfall 방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뻔한 것이죠... 교수님.. 감사합니다아아아


결국은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을 읽다보니, 이러한 방법론을 스타트업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삶에 적용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 나은 사람'이란 무엇이며, 우리가 그렇게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또한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러한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여,

한가지 가설을 세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설에 맞게 여러분은 살아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살아가면서 여러분의 생각이 잘못되었던 부분들은 고쳐나가며 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게 되죠.


예를들겠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살아가는 이유를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라고 가설을 세웠으면,

여러분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렇게 돈을 벌다가, 어느 농부가 와서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왜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하나요?'


그에 당신은 답합니다.

'제가 행복하기 위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 농부가 묻습니다.

'그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할건데요?'


당신이 답합니다.

'저는 농촌에서 꼭 살고 싶습니다. 지금 돈을 많이 벌고, 늙어서는 강에서 낚시를 하고, 집앞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농부가 답합니다.

'음... 제가 지금 딱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르시는 것 같아 말씀드리는데, 늙으면 낚시도 못하고 텃밭도 못 가꿉니다.

그냥 지금부터 그렇게 사시는 건 어떤가요?'


그렇게 여러분은 당신의 가설에 대한 전략이 옳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 고민을 엄청나게 하게 됩니다.


고민을 하다보니, 여러분이 세웠던 가설조차 비합리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고? 

그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냥 마약이나 하고, 죽어버리는 것 만큼 완벽한 전략은 없잖아?

뭔가 이상해..

내가 세운 가설부터 잘못된거 같아.

정말로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

이러한 생각을 가지며, 여러분의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가설을 차츰 발전시켜가기 시작하죠.

이렇듯, 계속 공부하고 경험하고 피드백을 통해 우리를 더 발전시켜야합니다.

열린 자세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배움을 통해 계속 스스로 개선시켜야합니다.

그리고 실패를 겪었다고, 시련을 겪었다고 무너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 사건을 통해 배움을 얻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만족시켜버렸기 때문이죠.


다소 갑작스럽게 lean startup 방법론을 인생살이에 끼워넣는 것이 당황스러우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책을 읽을 때, 계속 이러한 생각이 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서평에서 lean startup이 단순히 스타트업만이 아닌, 

우리 인생에 적용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린스타트업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영상을 소개하며 슬슬 마무리를 해보겠습니다.

https://youtu.be/4sodkFq3OCA

   


책에 대한 평가

개인적으로 책의 구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저의 문해력이 낮은 탓일 수도 있으나, 문단 간의 연결성을 찾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뜬금없이 급 전개된 부분이 있어서 여러 번 당황했었죠.

(사실 이해가 안돼서 여러 번 읽음...)


글을 읽는데 어려웠던 것을 제외한다면, 좋은 책이었습니다.

스타트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스치듯이 lean startup에 대해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저도 그것을 스쳐 들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그동안 스쳐 들었던 lean startup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며, 

잘못 전해진 내용들도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세상이 내 손안에 있다는 듯이 통계로만 시장 조사하면서 자신의 회사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다고 말로만 하는 팀들을 볼 때마다 찝찝한 마음이 컸는데,

 이 책을 통해 그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혹시 스타트업하면서 이 책을 읽지 않은 당신!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nanoto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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