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교실 속 관계의 온도_07화
"있잖아, 우리 엄마 또 질문하려고 한다. 울 엄마는 만날 ~니? ~니? ~니? 이렇게 질문을 엄청 많이 해."
우리 집 딸이 2학년 때 집에 놀러 온 친구에게 이렇게 소곤소곤 말하는 걸 들었다. 그러고는 나에게 던진 말.
"아, 엄마 또 질문하려고? 아, 나, 참, 정말 엄마는 못 말려."
그 일이 있은 후 며칠 뒤, 책을 읽고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독후활동지에 쓴 딸의 글을 보니 온통 질문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그 엄마의 그 딸... 그렇게 딸아이는 나를 닮아가고 있었다.
질문의 생활화는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한 교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질문이 주는 힘을 느끼고 있었기에, 애써 질문을 던지러 노력하고 아이들로 하여금 질문을 던지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다. 질문을 만드는 시간도 규칙적으로 갖고, 질문 만드는 방법도 체계화해서 알려주고 연습하곤 했다. 아이들을 위한 훈계가 필요하거나 갈등 조정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늘 질문으로 시작했다.
질문을 삶으로 가져오게 된 계기는 큰 아이 때문이었다. 남자아이들은 으레 생활 속에서 정리정돈을 할 때 여자아이들보다는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다. 우리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마다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는 나의 모습이 느껴졌고 어느 순간 그런 내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나 스스로 정한 방법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가방을 자꾸 제 자리에 안 놓고 던져놓을 때 잔소리를 하고 싶은 순간 마음을 다잡고선 "○○아, 가방은 제 자리에 놨니?" 이렇게 물어보는 거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그렇게 훈계대신 질문하는 것은 아이의 행복한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질문을 통한 가르침의 방식이 내게는 너무 좋았기에, 교실에서도 아이들에게 훈계가 아닌 질문을 통한 생활지도가 나를 행복한 선생님으로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물론 오랜 세월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지금도 나는 내 삶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내가 걷고 있는, 아직도 끊임없이 흔들리며 깨닫고 있는 삶의 배움이자 가르침이다.
# 혹 아이들과 함께한 질문 수업이 궁금하시면 참고하셔요..
https://m.blog.naver.com/ogisamo/22142721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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