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 for Kids -2-

책 읽기 토대 만들기: 아이에게 익숙한 사물 영역 확장하기

by 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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얏호-! 조회수 1000을 돌파했다.

탄력받아서 이어나가는 두 번째 이야기.



아이가 포클레인만 보면 반사적으로 "윙~치키, 윙~치키"를 하며 나를 쳐다보고 웃기까지

'엄마'인 나의 무수한 멘탈붕괴와 망가짐이 있었다.

주로 몸으로 자동차를 표현하고, 입으로는 소리를 냈다.

친정엄마가 하루는 그런 내 모습을 보시더니 '우리 딸...애기 키우느라 고생이 많네...'하실 정도였으니까.


아이의 관심을 계속 유도하기 위해서

나를 제대로 흉내내기라도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웃긴 개그맨의 공연을 본 듯이

박장대소하고 어떻게 그런 걸 해냈냐며 화답했다.


생후 20개월쯤부터는 점점 나와 '말'로 노는 것에 재미를 붙여 나갔다.

자동차에서 비롯되는 모든 것들이 말 놀잇감이었다.

하루종일 방바닥에 굴러다니게 방치한 자동차 3종세트 책 덕분에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소리는 제 나름대로 삐용삐용, 애애애앵, 삐뽀삐뽀하며 구분까지 하고 있었다.

빠방, 트럭, 붕붕, 윙치키,포크까지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는 시점이 되자

또 다른 도전을 해야 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이 자동차에 꽂힌 관심을 다른 영역으로까지 넓혀줄까


그동안 몸짓과 눈치로만 아이와 소통하다가 '말'로 소통하기까지 미로를 겨우 통과한 것 같은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다른 미로를 통과해야할 것 같은 순간이 다가왔다.


기초 사물에 대한 인지가 선행되어야 책의 줄거리나 사건의 인과관계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에서 비교적 친숙한 동물로 일단 관심사를 점점 옮겨나갔다.

지루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두었던 유아전집을 활용했다.

자동차 책으로 한 번 놀면 다른 책도 한 번 꺼내서 보여주는 식이었다.



병풍형으로 펼칠 수 있는 동물그림책을 거실 한 가운데에 펼쳐놓고 마치 동물원에 놀러온 듯이

내가 그림 뒤에서 동물 소리를 내주고, 동물 흉내를 냈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지목하는 것마다 매번 그렇게 해주었다.

때로는 동물 목소리로 변신해서

"히히히힝~나는 말이야, 내 이름이 뭔지 들었니? 내 이름을 불러봐"하면서

아이가 동물 그림을 보고 말을 걸도록 유도했다.

아이가 "말아~"하면 내가 "히히히힝~~맞췄어~고마워~"하고 대답해주는 식이었다.

나중에는 내가 동물 소리나 흉내만 내고

"내 이름이 뭔지 알겠니? 내 이름을 불러줄래? 너와 친구가 되고싶어"하면서

계속 아이가 동물 그림과 말을 주고받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아이가 똑같이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동물 이름도 맞춰가면서 놀아주었고

동물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지기까지 거진 보름에서 한 달은 걸린 것 같다.

아이가 지금 4살이라 예전 기억을 더듬어가며 다시 쓰는거라

얼마나 걸렸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확실한 것은 하루 이틀만에 되지는 않았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물로도 이렇게 비슷하게 놀았다.

그 중에서도 기억나는 놀이가 바로 '열고 닫기'놀이였다.

뭐든지 열고 닫을 수 있는 생활용품이면 "열고~~닫기!"하면서 놀았다.


첫 시작은 물병 뚜껑이었다.


아이가 어느 날 물을 따라주는데, 물병 뚜껑을 만지작거리며 관심을 보이자,

"이건 뚜껑이야. 뚜껑아~하고 불러봐 그러면 뚜껑이 움직일거야"라고 말해주었고

아이가 "뚜껑아~"하고 부르자, "(뚜껑을 열며)열고~"

또 부르면 "(뚜껑을 닫으며) 닫고~"


자신이 하는 말에 따라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에 굉장히 재미있어했다.

나중엔, 아이가 "열고~"하면 내가 열고, "닫고~"하면 닫아주었는데

조금 더 재미거리를 만들어서 "열려라 참깨~"하며 놀았다.

뚜껑놀이는 점점 신체놀이로 확장되어갔다.


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열고 닫고를 해주기도 하고

무릎을 세우고 앉아서 무릎세운 다리 뒤에 아이를 앉혀서 아이가 "열고~닫고~"를 하면

무릎으로 만든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하며 놀았다. (거의 열고닫기 놀이의 끝판왕급)

나중에는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을 외워야지만 무릎으로 만든 문을 열어주기도 했다.


이때쯤 아이는 '말'만으로 사물에 변화를 준다든가,

자신이 뭔가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재미를 느꼈다.

특히 뚜껑 열고닫는 놀이는 아이의 그런 욕구를 정확히 충족시켜 주었다.


호기심이 점점 많아지고 다양한 노력끝에 인지 영역이 넓어지는 것을 보면서

예전에 부푼 마음으로 꺼내들었다가 책장에 꽂아두었던 그 애벌레 책, <배고픈 애벌레>를 다시 빼 들었다.


일단 그림 색깔이 알록달록 화려해서 아이가 관심을 보였다.


'나뭇잎 위에 알이 하나 있네. 여기서 애벌레가 나왔어. 배가 고파서 과일을 먹었어.

월요일엔 사과를, 화요일에 자두를, 수요일엔...'


아이는 책을 덮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휙,가버렸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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