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하고도 소박한(부제: 엄마의 밥상)

프롤로그

by 나는꽃

나이가 들어가서일까?

아니면 이민의 삶이 쌓여서일까?

요즘엔 괜스레 엄마가 해줬던 음식들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날들이 많다.


그럴 때면 엄마가 있는 집으로 달려갈 수 없으니 전화를 걸어 레시피를 주문하곤 한다.

더듬더듬 희미한 기억으로 가르쳐준 엄마의 레시피를 따라 겨우 만들어서도 먹어보지만 영락없이 내가 어릴 적 맛있게 먹었던 그 맛은 내지 못하고 만다.


햇빛이 유독 찬란히 부서지고 내 시야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빛나는 이 봄날,

세상의 맛있는 밥상이 그 어느 곳 보다도 풍성한 시드니에 사는 나는,

비록 가진 것은 별로 없었지만 행복했던 그 시절, 한평 남짓 엄마의 부엌에서 만들어졌던 그 남루하고도 소박했던 밥상이 몹시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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