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glut #정보화시대 #지식
모든 사실은 구성될 뿐만 아니라 그들은 결국 구성품일 뿐이라는 것
포스트모던 전회가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이 아닐까.
어떠한 형태의 절대적 지식,
우리가 흔히 보증적 진리라고 여기는 과학적 지식마저 구성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어떤 형태로 강요되거나 부과된 결론은 언제든지 다시 열리고 흐트러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다시 말해, ‘지식’이라는 것의 절대성과 그와 관련된 지위에 대해 재고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는 정보나 지식에 대한 관념은,
상대적으로 지식이 더욱 희귀했던 시대의 사고에서 비롯되어온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살펴본다면, 현대의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는
- 공공에게 그 동안 공유되지 않았던 지식의 접근을 허용하였고,
- 그로 인해 과거 권력이나 자본이 지배 내러티브를 생성하고 강화하던 시대 대비
정치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통제에서 대중을 자유롭게 하는 일종의 권능을 부여해 주었다.
하지만, 지식에의 접근이 허용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인터넷이 약속하는 "투명성 뒤에 존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혼탁함(opacity)'"를 고려한다면,
기존 사유는 인터넷의 기능성과 그가 제공하는 지식에 대해 부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첫째, 정보나 지식의 과도함은 종종 명확성보다 오히려 모호함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보에 거의 무지했던 레이건은 그의 목표에 대해서 온전히, 단순할 정도로 확실했던 반면, 과도하게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있었던 클린턴은, 가끔 그의 ‘사실들’ 사이에서 길을 잃곤 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식/정보가 절대성을 지니고 명확함을 제공해 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는, 더 이상 지식을 많이 보유했다고 해서 권력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식’이 단일한 것이 아니며 여러 형태를 지니기에 단순히 양적 측면에서만 접근할 수 있다고 해서 권력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다는 것, 나아가 지식이 곧 권력이라는 패러다임이 여전히 권고 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라투르가 “threats might have changed so much that we might still be directing all our arsenal east or west while the enemy has now moved to a very different place”에서 논의하는, 권력/자본이 이미 이동해 버린 장소(place)에 대한 단서를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
마지막으로는, 흩어져 제공되고 있는 정보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할 것인가의 이슈이다.
데이터 사회에서 지식은 개인이 스스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큰’ 새로운 형태의 것이다.
전통적인 재현/이해의 모델로 작동하면 의미 없는 지식만을 생성하게 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이해의 방법에 대한 접근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 글은 Mark Andrejevic의 <Infoglut>을 읽고 생각을 정리해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