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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Jul 26. 2024

5년 만에 야식금지 동의

결혼 후, 야식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결혼 후, 3년 만에 체중이 7kg 이상 늘었다. 항상 예뻐해 주는 남편 덕에 외모에 대해선 크게 문제를 느끼지 않았다. 건강검진 시즌에나 조금 걱정이 될 뿐. 언젠가 체중감량은 하고 싶었다. 쉰이 되기 전에.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잘 안 붙고 지방이 붙는 몸이 되어 살은 더 안 빠진다고 하니까. 수동적인 나는 남편에게 기대서 같이 하고 싶어 이것저것 제안했지만 정상체중인 남편은 특별히 아프지 않으면 건강을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식단조절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올해 특별히 다이어트를 더 해야겠다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두피열 때문이다. 결혼 후 몸무게가 3kg 증가했을 때, 두피가 간지럽고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반 샴푸로 가려움을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두피에 좋은 샴푸를 써보니 가려움과 두피 상태는 호전되었으나 머리카락은 자꾸 가늘어지고 숱도 점차 줄어드는 것 같았다. 체중계 눈금은 계속 상승곡선을 그렸고 올해 초부터는 두피열이 더욱 심해져 허리 중반까지 기르던 머리카락을 귀밑 2cm 단발로 잘라야 했다. 시간이 흘러 여름이 되었고 뒷머리가 뜨거워서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얼음팩을 손수건에 말아 깔고 자기도 하고 에어컨도 켜보고 해도 그때뿐이었다.


잠을 잘 수 없다는 건 꽤나 끔찍한 일이다. 특히 머리가 뜨거워진다는 건 더욱 그렇다. 안 그래도 더운데 머리가 뜨거우면 세상이 3배 이상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두피열이 심해지니 낮에도 두피가 간지러워 긁으니 피나고 따갑고 아프다. 검색해 보니 야식으로 인해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음식은 열을 발생시키고 이것이 머리로 올라가서 두피열이 생기기도 한다고. 샴푸나 치료보다 전반적인 생활개선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그때쯤, 건강검진 해가 돌아와 남편과 함께 다녀왔다. 아버지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셨기에 2년에 한 번씩은 내시경을 하고 있는데 재작년 용종 2개를 뗀 거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마취가 깨고 나서 의사 선생님이 보여주신 내 대장에는 꽤나 큰 덩어리의 용종이 자라 있었다. 그런 사이즈와 모양, 색깔을 띠는 녀석들은 선종일 가능성이나 또는 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몹시 기분이 상했다. 좀 충격을 받은 것도 같다. 발견했고 떼어냈으니 더 이상 없지만… 그동안 얼마나 스스로를 힘들게 한 걸까 싶기도 하고, ‘암’이란 걸 이렇게 빨리 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며칠 기분이 가라앉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딱 그때쯤, 유튜브에 검색하러 들어갔다가 우연히 ‘한 영상’을 보게 된다. ‘박용우’라는 의사 선생님이 추천하는 한 달짜리 다이어트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 너무 막 관심이 있는 주제라 일단 클릭해 봤다. 실제로 의사 선생님 본인이 직접 몸에다 실험하고 있다는 것과 다이어트를 하는 목적이 몸무게가 아니라 ‘간의 개선’에 둔다는 내용이 매우 신박했다.


영상에서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우리의 몸은 너무 많이 먹는 것으로 인해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살이 빠지는 체질이 되기 어렵다고 한다. 지방간이 되면서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당뇨 등에 영향을 주면서 성인병으로 가는 몸이 되는 것이다.


이 다이어트는 단백질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망가진 몸을 지방을 태워 사용하도록 바꾸어 간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딱 한 달만 잘하면 되기 때문에 시작할 때부터 가볍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5년간 한 번도 나의 식단조절 요청에 흔쾌히 응하지 않았던 남편이지만! ㅋㅋㅋ 이번에도 또 요청해 봤다. 영상을 같이 시청한 후 회의를 했다. 남편은 내용이 좋고 몸에도 좋을 것 같아서 관심이 간다며 같이 해보자고 했다~! 야호! 이게 웬일!


예전에는 ‘밀가루를 아예 먹지 말자’ 거나 ‘콜라를 끊어버리자’라는 권유를 했었고 실천해 봤지만 우리는 번번이 실패했다. 남편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 했고 나는 유혹에 늘 넘어졌다. 그렇기에 식단 조절에 흔쾌히 응해준 남편이 왜 이렇게도 감사한지! ㅋㅋㅋㅋㅋㅋ


여기까지가 생애 4번째 다이어트 시작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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