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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May 12. 2021

여행이 행복을 줄 수 있는가?

신글방 3기 13일 차 나의 취향 보여주기

여행을 떠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영화로 제작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정신과 의사인 꾸뻬가 행복'이란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중 [벽장 속의 꾸뻬 씨]라는 챕터의 내용이 무척 인상 깊었다.


여러 나라를 여행 중 꾸뻬는 비행기에서 마리 루이즈라는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 된다. 그의 초대를 받아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루이즈는 자신의 아이들이 운전사나 경호원 없이 학교에 다니길 바래서 다른 나라에서 정신과 의사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위험한 곳에 살면서도 루이즈의 나라 사람들은 꾸뻬 자신이 떠나온 도시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 보였으므로 꾸뻬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렇게 도착한 마리 루이즈의 집에서 꾸뻬는 여러 가지 대화 중 그런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이 밝고 행복해 보이는 것에 대해 궁금했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되는 것은 아이들은 비교할 줄 몰라서 행복하고, 큰 슬픔을 겪은 아이들이 이미 세상을 떠나버려 명랑한 아이들만 살아남았으므로 또한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대화를 한다.


깊은 밤까지 마신 술로 인해 피곤해진 꾸뻬가 차를 타고 잠에 빠져든다. 자다 깨보니 자신의 호텔 방향이 절대 아닌 길로 가고 있다는 직감! 위험한 나라에서 꾸뻬는 위험한 자들에게 납치당해 벽장 속에 갇히게 된다.


이 챕터에 대한 기억이 강렬했던 이유는 이야기 속 긴장감이 높았고 결국 암시된 사건이 극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군데군데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 그 반짝임에 현혹되어 긴장을 늦추면 급작스럽지만 이미 대기하던 강도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특히 불행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었던 꾸뻬는 여행을 시작하면서 그가 누리던 평화를 하나씩 잃는다. 그렇지만 그 때마다 그의 노트에는 '행복이란 OO이다.'라는 깨달음이 몇 개씩 추가된다.


코로나 시대, 이동에 대한 제약이 심해지자 사람들은 더욱 여행에 갈증을 느낀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 심신의 안정과 휴식을 위해, 새로운 곳을 알고 싶어서, 맛난 것을 먹고 싶어서, 자신을 바꾸고 싶어서, 새로운 도전에 앞선 힘을 얻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끝에서 사람들이 누리고자 하는 감각은 대체로 비슷할 것이다. 일상을 벗어난 곳에서 누리는 기쁨, 다시 돌아갈 자신의 삶을 지탱할 힘을 얻고 싶은 거다. 그걸 쉽게 대충 표현한 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Pixabay로부터 입수된 Free-Photos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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