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효주 Jul 02. 2021

담쟁이

늘어진 담쟁이 넝쿨 하나

재촉하던

발길 붙잡는다


어찌 

이곳까지 나아왔느냐

왜 홀로 

여기서 푸르르냐


손넝쿨 토닥이며

슬쩍쿵 물어보니


돌 같이 거칠고

바위처럼 무거운 슬픔이

회색빛 담으로 쌓여 가는 긴긴 세월을

버티고 견뎌냈다 속삭이네


작고 예쁜 넝쿨손으로

크고 멋진 잎으로

인생의 여정을 맺어가는 담쟁이


지금 여기 푸르른 네가

자랑스럽다


어제를 헤쳐나온 치유자로서

오늘은 내 영혼 쓰다듬네


내일은 누구의 발길을 붙잡으려나

연둣빛 발그레한 

담쟁이



매거진의 이전글 이른 벚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