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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Feb 08. 2023

당신의 죄를 해결할 방법

고후 5:17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며칠 전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빨간 풍선>이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목격했다. 주인공 은강(서지혜)이 자기 삼촌을 만나고 있었다. 삼촌은 은강이 품은 생각을 공감하면서도 조카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었다. 그러자 은강이 말했다.


"삼촌은 나보고 착하다 하지만 봐. 나 안 착해. 온통 나쁜 생각은 다 해."

"맘 속으로 죄 안 짓는 사람이 어딨냐. 다들 죄인이지."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갈구하며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며 살아온 주인공 은강이 참 안 되어보였다. 그런 조카의 말에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모두 죄를 짓는 죄인'이라고 대꾸하는 삼촌의 대사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삼촌의 말이 은강에게 닿지 않는 이유는 뭘까?


첫째,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서일 수 있다. 삼촌은 타인을 해치고 싶을 만큼 자신이 악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은강은 마음속에 일어난 전쟁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나쁜 것들을 떠올리고 있는 자기를 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둘째, 삼촌의 말을 받아들일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다. 삼촌은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복수하고 싶은 자기 맘을 안다. 실행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자신이 화가 났고 아픈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은강은 최근 일어났던 일들로 인해 이제껏 참아왔던 것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자존감을 높이는 쪽으로 가면 더 좋았겠지만 '한국 드라마'라는 특성상 관계적 문제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사고하고 있다.


셋째, 죄인인 것을 알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다. 은강이나 삼촌이나 가진 것이 없어 박해를 받고 타인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마음속에 일어난 원한을 해결할 길이 없다. '죄인'인 것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 '죄'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삼촌의 말은 그냥 허탄한 한숨이 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죄'가 자기 속에 있음을 알고 있다.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고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 자신의 어리석음을 모르는 것, 욕심을 부려 타인을 해치는 것, 뒷담 화하는 것,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분열시키는 것, 모임에 새로 들어온 사람을 끼워주지 않고 왕따 시키는 것, 자신과 다르다고 무시하고 깔보는 것, 열받게 하면 마음으로는 죽여버리고 싶은 것들까지 모두 죄라는 걸 양심의 찔림으로 깨달을 수 있으니까.


그런 것을 선행으로 무마시키려는 움직임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좋은 일을 하면 그 순간에는 기쁘고 행복해서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선행을 한다고 해도 살인했던 과거일이 밝혀진다면 그 사람은 재판정에 서게 되고 감옥에 가야 한다. 인간의 죄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각자 져야 하고 착한 행동을 한다고 죄가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태초에 계획이 있었다. 사람들 하나하나를 향한 설계자의 아름다운 계획. 각종 풀과 나무가 자라고 꽃과 과일이 가득한 곳에 태초의 인간이 살았다. 낙원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죄'가 들어와 아름다운 계획을 깨뜨리려 했다. 인간은 '자신의 죄'로 인해 설계자로부터 멀어졌고 낙원에서 떠나야 했다. 그러나 설계자는 다시 아름다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모든 사람에게서 '죄'를 없이하는 계획.


설계자는 자신의 생명을 모든 인간의 죄에 대한 삯으로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믿는 자들에게는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영광이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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