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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Feb 14. 2023

chat GPT가 궁금해서

여러 매체에 chatGPT가 소개되고 있다. chatGPT는 Open AI사가 개발한 자연어 생성 모델이라고 하는데, 사람과 대화할 수 있도록 교육되어 있다고 한다. 대화와 관련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서 사람과 비슷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교육시켜 놓은 프로그램이다.


chatGPT가 궁금해서 가입해 봤다. 영어로만 나오는 화면이라 '한국어 번역 옵션'이 뜨길래 얼른 눌렀다. 한국어도 될 줄 알고 무작정 한글로 채팅을 시도했다. '우울증에 좋은 음식'이라고 쓰고 기다렸더니. 답이 없다. 몇 분을 기다려도 제대로 작성을 못하고 커서만 깜박이다 갑자기 화면이 휙 변했다.



앗. 뭔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느낌적인 느낌으로 '영어 기반이구나!'라는 감이 왔다. 다시 페이지를 영어 번역으로 바꾸고 영어로 검색해서 들어갔다. "good food for depression" 영어로 우울증에 좋은 음식이라고 쓰고 엔터를 쳤더니 우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뭔가 촤르르륵 나온다. 친절한 번역 옵션 클릭!


우울증에 좋은 음식 <영어로 나온 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


정말 빨리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해서 한 덩어리의 문단을 기가 막히게 만들어 내는데 아주 신기했다. 뒤이어 다른 대화도 시도했다. '도덕 수업을 위한 이야기', '아가서를 위한 예화' 등도 위의 사진 정도의 양으로 쫘르르르르륵 글자가 타이핑되어 나왔다.


'꽤 괜찮은 답'을 주는 백과사전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검색 포털에 어떤 내용을 검색해 보면 딱 '이거다!'라는 생각이 드는 결과물이 잘 없어서 여러 개를 뒤질 때가 많다. 그런데 chatGPT를 이용해 보니 '오! 좋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대화가 이루어져서 놀랐다.


하지만 검색 엔진이 1가지 정답만을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답이 있어서는 아닐까? 백과사전처럼 뭐든지 '온전한 답'을 딱 내놓는 기능으로서 chatGPT는 우수하다. 하지만 수업이나 설교 등을 위한 스토리를 검색한 결과는 참담했다. 늘 'once upon a time'으로 시작하고, '어느 작은 마을에 00가 살았다'라고 이어지는 이야기만 잔뜩 나왔기 때문이다. 감동을 주는 이야기로써 주제와 관련된 뭔가 새롭고핵심을 찔러주는 그런 것이 필요한데 말이다.


게다가 벌써 chatGPT의 정확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수도권 소재 한 국제학교에서 chatGPT를 이용해 영문에세이를 작성하여 제출한 학생들을 모두 0점 처리했다. 또한 지난 1월, 뉴욕시 교육국은 관할 학교 교육기관의 온라인 단말기 및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chatGPT에의 접근을 금지했다.


세대가 어려질수록 읽는 것도 귀찮아하고 집중력도 짧아지고 있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아주 위협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chatGPT 같은 프로그램들이 더욱 다양하게 개발되어 상용화된다면 인간은 생각을 아예 할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제가 오늘날 더 깊이 와닿는 건 '사고하는 힘'을 우습게 여기는 풍조 때문일 거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힘이 최근까지 높게 쳐 주던 능력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답정너' 같은 녀석이 떡하니 등장하니 그마저도 우스운 것이 되고 말았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생각할 시간도 필요 없이 뭔가를 작성해 내는 AI를 바라보며 우습지만 질투심 비슷한 걸 느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을 보면서 지금의 수준은 과제용 백과사전이나 사실에 관련된 글을 쓰는 것에는 특화되어 있으나 아직 창의성에는 문제가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곧 그런 요소들도 보완된다면 AI 언어 모델들이 인간의 '사고하는 감각과 문제 해결 능력'을 영영 빼앗아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보완하고 지원하기 위해 발달한다. 사람들은 편리한 삶을 살고 있고 더욱 빠른 속도로 첨단 기술이 보급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역사에 좋기만 한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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