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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May 30. 2019

I am sorry but...

I love you


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번 주제는 스트레스 그리고 두려움이다.


스트레스의 탄생


도대체 이 스트레스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걸까?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1936년 빈 출신의 한스 셀리에 박사가 만든 말이다. 새로운 호르몬을 발견하려던 실험은 실패했다. 박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동물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 결과 동물들은 다양한 이상 반응을 보였다. 박사는 고통의 마지막 결과가 질병이라고 비약적인 결론을 내린다. 왜 갑자기 이런 결론을 내렸을까? 나중에 밝혀진바에 따르면 이 의사를 후원한 곳이 담배 회사이다. 담배회사는 담배보다 스트레스로 병에 걸린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이 실험을 후원했다고 한다. 담배회사의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꿨다. 자신의 실험 결과에 대한 적절한 용어를 찾던 이 의사는 물체에 영향을 미치는 힘으로 인해 형체가 변하는 단어, 즉 strain을 찾으려다가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물체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의미하는 stress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셀리에 박사는 자신의 한 일을 이렇게 총평했다.


나는 모든 언어에 새로운 단어를 선물했습니다. 스트레스라는 단어를요.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라니까요


스트레스, 두려움, 걱정 등은 어떤 의미에서 원인이다. 이 원인들로 인한 결과는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거나, 실패하거나, 실력 발휘를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병에 걸려서 죽는 것이다. 우리를 죽게 하는 병까지 불러오는 스트레스. 진짜 스트레스가 문제일까?


"미안하지만 스트레스가 아니라 겁이 난 겁니다"라는 긴 제목의 책의 저자인 베이타 코리오트는 설명 안 되는 모든 병의 원인을 스트레스로 명명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그래서 편리하고, 그래서 어려운), 그건 스트레스가 아니라 두려움이라고 알려준다. 스트레스라는 뭉뚱그려진 단어에 반응하는 우리의 전형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 무조건적인 반응을 "Mind-Shift"를 통해 바꿔보도록 조언한다. Mind-Shift는 최근 자기 계발서에서 다시 외치기 시작한 긍정의 힘, 생각의 힘과 맥을 같이 한다. '스트레스는 나쁜 거야'라는 생각 자체가 유해한 것이지 스트레스가 유해한 것은 아니다. 생각은 몸을 지배하기 때문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발전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는 더 이상 문제가 안된다. 실험을 통해 도전을 즐기는 사람의 심장은 커지고, 혈관이 넓어지는 반면, 스트레스를 받고 소극적이 되면 이미 몸은 실패를 준비하고 상처를 대비해 염증성 물질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스트레스가 당신의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하는가?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은 새로운 이론은 아니다. 실험을 통해 꽤 여러 번 증명되었다. 그중 기억나는 긍정적인 면 하나는 지적 능력의 향상이다. 실험에서 시험을 통해 머리가 좋아지는 것을 증명했다. 시험은 스트레스를 주지만 이 적절한 스트레스는 뇌의 용량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저자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육체적으로는 세포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주요 단백질들을 생성시켜 면역 체계를 강화시키며, 정신적으로는 방어 능력을 향상 시키고 더 끈끈한 인간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욕도 키운다. 저자가 소개하는 실험들은 설득력이 있다.


살면서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려면 그 양은 '적절'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스트레스는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이 상황에서 스트레스에 대한 관점을 바꾸자라는 저자의 논리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다. 생각만 바꾸어도 몸이 변한다니 얼마나 놀라운가? 최근 읽었던 생각의 힘에 대한 여러 책들이 떠오른다. 이 책이 그 책들과 다른 점은 생각이 타파해야 할 적을 스트레스, 두려움으로 정확히 타기팅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아니라 두려운 거예요


저자는 스트레스를 두려움이라는 단어로 Shift 한다. 두려움이 없어지면 스트레스는 신기할 만큼 빠르게 삶에서 사라져 버린다. 사실 곤경에 처했을 때 드는 감정은 두려움뿐이다. 끝도 없는 두려움이 우리를 에워싼다.


실상 존재하는 것은 비판에 대한 두려움,
해내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갖고 싶던 어떤 것이나 성취나 무언가를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사랑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등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 나온 "알지 못하는 것을 마주할 때의 두려움"을 보면 다음 내용이 있다.


인간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을 대할 때 가장 큰 두려움을 느낀다. 그 미지의 것이 적대적인 존재일지라도 일단 정체가 밝혀지면 인간은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상대의 정체를 알지 못하면, 상상을 통해 두려움을 부풀리는 과정이 촉발된다. 그리하여 각자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던 악마, 가장 고약하고 위험한 존재가 나타난다. 사실은 자신의 무의식이 지어내는 환상적인 괴물과 대면하는 것이다.

최근 나는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가 종종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생긴 증상이다. 마치 막 새끼를 낳은 개가 엄청 사나워지는 것처럼 세상 모든 것이 위험의 프레임으로 보였고, 스스로 나약하다고 느낀 나는 두려웠다. 두려움의 감정을 없애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했다. 18년 동안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6월부터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는 지인도 변화로 인해 두려워하고 있었다. 미지의 상황,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 두려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분은 이렇게 말했다.


무슨 팔, 다리 하나가 떨어져 나간 기분이야.
내 채용을 반대하던 사람들 소굴로 들어간다니까... 걱정돼.


그렇다. 우린 이런 감정들을 다 스트레스로 불러왔다.


굿바이 스트레스


저자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사고, 감정, 신체. 세 가지 영역에서 나타난다. 책에는 각 영역별로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 쓰여있다. 저자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면서 갖게 되는 잘못된 두려움은 불안한 생각에서 나오며,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끊임없이 재생하는 것은 상상력 낭비라고 말한다.


네가 바라는 것 모두 두려움 건너편에 있어.


두려움 너머에 원하는 것이 있다는 말은 유혹적이다. 이성이 동작할 정도의 두려움만 느낀다면 말이다. (두려움이 심하다면 이런 생각조차 어렵다)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 스트레스, 걱정 등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이거나 무조건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런 감정과 반응은 사실 필요하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감정을 느낄 수 없다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거나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우리가 하는 모든 사소한 행동이 모두 다 감정이 행동을 트리거한다고도 볼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두려움은 1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사라질 만큼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마구 자극이 쏟아진다. 외부 자극은 끊임없고, 부정적인 생각은 걷잡을 수 없이 뻗어져 나가며 반복을 통해 강화된다. 뇌는 믿을만하다 싶으면 실제와 상상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악으로 치닫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저자는 냉정하게 이야기한다.


내가 스스로 태도를 선택했고, 연습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Mind-Shift 방법들이 책에 소개된다.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마지막으로, 두려움의 한가운데 있다면 이것만 기억하자.


멈춰! 나는 내가 잘 지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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