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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Jan 11. 2022

원하는 인생을 위해 <브레이킹 루틴>

최근 후배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사람을 구한다면서 이직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좋아하는 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하지만, 첫 관문이 코딩 테스트였다. 알고리즘을 생각하며 시간 복잡도까지 생각하며 정해진 시간 내에 코딩을 해야 했다.


Pre Test를 보았는데 문제를 이해하는 것조차 시간이 오래 걸렸고, 막상 풀고 나서도 테스트 케이스를 다 통과하지 못했다.


며칠 시간이 있기에 공부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하나씩 풀어보았는데 어림없었다. 평소에 알고리즘 짜듯이 생각하지 않았기에 나의 뇌는 마치 10년 만에 발레를 다시 시작했을 때 내 근육들처럼 흐느적거렸다. 익숙해지는데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냥 시험을 칠까 하다가 그건 또 자존심이 상했다. 한 문제도 제대로 못 풀 것 같았다.


시험을 봐야 하는 주말에 고맙게도 딸아이가 놀아달라고 했다. 제시된 시간이 흘렀고, 시험은 치지 못한 채 끝났다. 후배에게 시험을 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너무 민망했다.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예상했는지 왠지 모르게 코딩 테스트 생각이 났다. 책도 사고 이런저런 공부를 하려고 검색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만 했다.


공부는 우선순위가 높은 일, 가사, 육아, 운동에 밀렸다. 시간이 나도 피곤하거나 쉬고 싶다는 이유로 SNS를 보거나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 일을 계기로 내가 생각하는 나와 실제 나 사이의 큰 간격이 있음을 실감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항상 기회가 오면 잡는 사람이었다. 도전하고 실패하면 또 도전하며 살아왔기에 스스로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실제 나는? 시도도 하지 않은 채 포기했다. 돌아보니 어느 순간부터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발전 없이 머무르고 있었고,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고 있었다. 스스로에 대해 자괴감도 들고, 너무 실망스러웠다.


"내 생각에 성취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 대부분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시도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어느 정도 확실성이 보장된 안전을 선택한다. 그러면서 꿈꾸던 삶을 열망하며, 시도하지 않은 일에 미련을 갖고 괴로워하기를 반복한다. (브레이킹 루틴, 천인우 저, p.36)"


불확실성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여러 이유가 있었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특별한 메리트가 없어서, 거리가 멀어서……. 하지만 그런 고민은 합격한 후에 해도 되었다. 문제는 시도조차 안 했다는 거다.


나 자신이 실망스러웠다. 외고 입시에 도전하고, 외고에서 이공계 공부를 하고, 어문계에서 공대를 복수 전공하고, 석사를 가고, 전자 회사에 지원하고, 유학을 가겠다고 떠날 때까지도 불확실성에 끊임없이 나를 던지며 살았다. 그랬던 내가 왜 지금은 새로운 도전을 힘들어하게 되었을까?


"익숙해진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중략)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규정 지어버리고, 그것에 익숙해지는 순간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익숙해져 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면, 자신을 한번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기 바란다.


삶을 바꾸기 위해 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시간이 없으니까, 여태컷 사는데 별 지장이 없었으니까, 돈이 드니까, 다른 해야 할게 너무 많으니까, 하는 식으로 은연중에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말이다.(p.29)"


 뜨끔했다.

<<브레이킹 루틴>>의 저자는 무슨 어벤저스 또는 X맨 같다. 저자는 100킬로가 넘는 몸에서 다이어트를 성공하고, 외고를 가고, 카이스트를 다니다가 UC 버클리에 4년 장학생으로 다니다가 페이스북에 입사해서 기술 리더의 역할을 하다 기업가의 길을 걷고자 뱅크 샐러드에 입사해서 일을 하다 MBA에 도전하여 하버드와 스탠퍼드에 모두 합격, 지금은 스탠퍼드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못하는 게 뭘까? 가만히 있어도 잘 살 수 있을 텐데 왜 굳이 안전지대를 깨고 나왔을까? 지금 나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인 저자에게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잘난 걸까?


일단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명확하게 세운 후에는 목표에 필요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지 않았다. 쉽고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실천을 했다.

자신이 부족하다 느끼거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땐 스스로 뿌듯해할 만한 작은 일을 해내고 그 작은 성취를 통해 스스로를 격려하고 도닥였다.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잘했으면 잘한 것을 못했으면 못한 것을 돌아보았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혼자 하기 힘들 땐 그 길을 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갔다.


그랬다. 저자만의 특별한 노하우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 방법으로 지금 그 자리에 있다.


난? 나는??


알면서도 안 한 나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본다. 구체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에 하루를 때우듯이 살고 있는 것 같다.


행복하고 편안하고 여유 있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은 있어도 구체적 목표는 없었다. 이런 스스로를 보며 실망하고 안 좋은 습관을 반복하면서 난 원래 이런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있었다.  


왜 바꾸어야 하지? 생각해본다.


"불확실성을 환영하면 날씬한 몸매를 갖고, 돈을 더 많이 벌고, 미래의 배우자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당신은 더 이상 인생으로부터 숨지 않게 될 것이다. 인생을 제대로 바라보고, 인생에서 힘을 얻고, 진정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저)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결심했다 포기했던 수많은 일들, 특히 실패한 다이어트가 생각난다.  


"긍정적인 생각을 습관화하는 방법은 의지력이 약해서 자신을 잘 통제하지 못하거나 어떤 일에 금방 싫증을 내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효과적이다. (중략)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의 힘은 강하다. (p.75)"


생각해보면 꾸준히 하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다니고 있고, 발레도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넘어간다. 아침에 침대를 정리하고,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보기보다는 책을 읽는다. 매일 양치질도 하고 샤워도 하고, 밥도 먹는다. 꾸준히 하는 건 많다! 무엇보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다!! (가끔)


갑자기 자신이 조금 대견해져서 내친김에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 <<내 인생 구하기>>, <<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까지 연속으로 읽었다.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하라!”


아주 강렬한 메시지를 얻었다.


새해에는 무엇인가 변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브레이킹 루틴>>과 <<시작의 기술>>을 함께 읽을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의욕에 기름도 부어주고, 의욕이 사라졌을 때에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 저자 덕분에 난 불확실성 속으로 나를 던졌다.

아주 기대된다! 2022년.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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