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0
#항해중 #멕시코가는중 #바다어딘가에서
요즘 하루중 아침에 눈떠질때가 제일 괴로운 시간이다. 하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한숨부터 나온다. 오늘은 그 어려운 마음을 품고 캄캄한 새벽 출근을 했다. 한참 일하다가 등이 따셔서 뒤돌아봤더니 세상 아름다운 일출이다. 잠깐 밖에 나가서 마주한 바람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눈부신 하늘과 바다는 ‘하나님 감사합니다’가 절로 나오는 광경이였다.
새벽에 출근하면 좋은 점이 이른 저녁에 퇴근한다는것. 퇴근하고 오랜만에 면세점 한바퀴 구경하고 잠깐 밖에 나갔더니 이번에는 일몰이 나를 반겨준다. 역시나 눈부시다. 오늘 하루도 너무 수고했다고 하나님께 위로 받았다. 그래 나 오늘도 수고했어!!
하루중에 땅밟는 시간 그리고 퇴근 말고 기분 좋아지게 하는게 딱 한가지 더 있다. 매일 저녁 7시반부터 약 한시간동안 데스크 바로 앞 로비에서 라이브 공연하는걸 거저구경하는 것. 문화생활 좋아하는 나에게는 공짜 귀호강 + 눈호강이다. 그 한시간 동안은 동료들이랑 데스크 뒤에서 몰래 슬쩍 씰룩거리다가 고객들한테 걸려 잡혀가서 로비 센터에서 춤추게되는 재밌는 시간이다. 나도 한번 끌려나가서 민망멋쩍어 하며 고객들이랑 춤춘적이 있다. 나는 아직 구경만 하는게 좋아.ㅋㅋ
이 라이브 시간마다 느껴지는 따뜻함이 있다. Celebrity 특성상 다른 크루즈사들보다 비교적 은퇴한 노부부들이 많다. ‘우리 결혼 60주년이야!’라며 손 꼭잡고 타는 부부들도 많이 본다. 라이브 시간때 이런 백발부부 고객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발맞춰 춤을 추는데, 그 따뜻하고 아름다움은 말로 다 표현 할 수가 없다. 그분들이 서로를 품에 안고 춤추는 호흡과 발맞춤에서 함께한 세월과 시간이 잔잔히 묻어나는데, 각 부부의 세월을 본인들만의 색깔로 춤추는 느낌이 강하고도 부드럽게 뭉클하다.
이 시간에 재밌는거 하나 더. 주로 공연 시간이 항해중일때여서 사람 무리가 춤추면서 다같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배 흔들림에따라 쏠리는게 보이는데 진짜 웃기닼ㅋㅋㅋ 나도 첨에는 고객들이랑 같이 쏠려 다녔는데 지금은 나름 한달차라고 제법 중심 잡는다.쏠렸는데 안쏠린척 하기도 하고.ㅎㅎ
나도 언젠간 백발이 되어 남편과 세월을 춤추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