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 지옥에서 천국행 #day51

2018.04.09

by 오미


#감정쓰레기통 #극한직업

오늘은 야간근무. 새벽 5.30 출근해서 오후 4시 퇴근. 자정에 다시 출근해서 혼자 밤새 데스크 지키고 새벽 6시 퇴근하는 날. 그리고 같은날 밤 9시 출근. 뭣 같은 근무 스케줄이다.ㅠ

세상 졸리고 지치고 힘빠진 몸 이끌고 출근해도 주로 야간에는 다들 잠들어있기 때문에 조용해서 괜찮은데, 오늘은 왜케 전화도 데스크도 새벽내내 쉴틈이 없는지. 찾아오고 전화오는건 괜찮다치자. 근데 오늘 밤은 유난히 술취해서 크루즈 구석구석에서 사고치고 주무시는 고객들 그리고 나한테 쌍욕하는 고객들이 참 많았다.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 퍼붓는건 이제 제법 한 귀로 잘 흘려듣는데, 오늘은 밤새도록 쌍욕만 듣다보니 미쳐 돌아버릴꺼 같고, 내 잘못도 아닌데 왜 나한테 그러냐고 같이 싸우고 싶더라. 욕 엄청 먹고 오래 살려나보다. 인내와 이해의 그릇이 넓어지고 있다 주문을 걸어본다.


〰️


지난주에 아빠가 연락와서 택배 받았냐더라. 뭔 택배냐 물어보니 동생이 크루즈로 택배를 서프라이즈로 보내서 2주 전에 도착했다는데 아직도 안 받았냐고. 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그날부터 일주일 내내 위치 추적하고, 인사과 보고해도 계속 대답 없길래 결국 거의 포기한 상태였었다. 너무 속상하고 서럽더라. 그냥 보내지 말지.. 미안하게시리.

그 이후로 3주가 흘렀다. 오늘 야간 근무 출근하고 백오피스에 가니 이따시만한 택배에 내 이름이 적혀있다. 이게 뭐싱가!? 호영이가 보낸 택배다. ㅇ_ㅇ


퇴근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쌍욕 듣다가 오전 6시 되자마자 몸도 마음도 한가득 지친채로 택배 들고 인수인계하고 후다닥 방으로 튀었다.

방에와서 풀어보니 미쳤다. 각종 간식, 참치, 김자반, 햇반, 컵밥, 라면, 과자, 음료. 진짜 레알 너무 감동이다. 선물도 선물이지만, 내 생각 하면서 내가 그리워할 것들을 고민하고, 주문하고, 크루즈까지 보내려고 계획하고 준비한 그 마음이 벅차도록 감동이고 너무 이쁘고 고맙더라. 니노무 시끼가 돈이 어딧다고.ㅠㅠ


이 곳에서 생활하며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걸 느끼고 깨달으며 위로 받는다. 너무 따뜻하고 감사하다.

어쩌면 호영이의 써프라이즈 택배가 3주 늦춰진 이유가 오늘의 벅찬 야간 근무를 시작으로 이번 크루징 또한 잘 버텨라는 의미로 하나님께서 준비하셨나보다.


#동생사랑 #동생자랑

#이번크루징도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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