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1 크루즈 승무원의 신앙생활
#바다위의신앙스토리
승선을 코앞에 두고 있을때, 나는 정말 많은 두려움과 고민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 중에 가장 큰 고민은 배에서 신앙 생활은 과연 어떻게 하는가였다. 분명 주 7일 근무여서 주일은 따로 없을테고, 목사님이나 교회도 없을꺼 같고,.. 같은 신앙인들은 있을텐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며 지낼까… 아무리 상상해도 내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역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승선 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는, 나 스스로 기도로 무장하는 것과 주변 사람들에게 기도 부탁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많이 부탁했었다.
호텔에서 3교대로 근무할 때도 주일 근무가 잦아, 오프인 날에 따라 그 요일에 존재하는 교회 일이 나의 힐링이자 우선 순위였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 근무 스케줄에 따라 대예배, 청년부, 수요예배, 금요철야, 기도회, 부흥회, 등 매주 다른 모임과 예배를 참석하는 것과 큐티를 통해 스스로 멘탈을 붙잡았었다. 이 때도 신앙생활하기 참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더 어려운 환경이 나에게 이렇게 빨리 주어질 줄이야. MK로써 어려운 예배환경 참 많이 보고 경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곳은 또 처음 경험하는 새로운 곳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곳에서 경험하는 은혜는 정말 배의 배가 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기에...
매일 혼자 큐티를 하기도 하지만, 다행이 이 곳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성경공부 모임도 있다. 이 모임도 나는 스케줄이 워낙에 뒤죽박죽이라 못갈때가 더 많다. 흡연실과 승무원 클럽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작은 안전 교육 강의실을 밤 11시에 빌려서 성경공부 모임 장소로 쓰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말 쿵짝거리게 시끄럽고 담배 연기와 냄새로 뿌옇게 가득한 지하의 공간이 정말 열악하고 가난해 보였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이 곳에 모이는 사람들의 마음만큼은 정말 강하고 부유하고 사랑으로 가득 차있는 진정한 항해자들이란걸 깨닫고 느끼고 있다.
다양한 국적, 문화, 부서 그리고 각자만의 사정과 이유를 가지고 같은 자리에 모인 우리가, 같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찬양하고 예배할 때의 벅찬 감정은 감히 표현 할 수가 없다. 피피티로 가사 띄워서 다 함께 목소리를 모아 찬양하고, 돌아가면서 한 주간의 간증을 나누다 보면, 광야 같은 각자의 일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려고 노력하는 이 사람들의 존재가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워 보이는지…
이 성경공부 모임을 통해 정말 많은걸 배운다. 나는 내가 정말 간절하기도 했고, 그리고 나에게 정말 컸던 크루즈 승무원이라는 꿈을 분명히 이뤘는데, 내가 상상했던 승무원의 삶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초반에 많이 혼란스러워서 힘들었다. 나는 사실 사람에게 허락된 모든 기회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나에게 주어진 이 기회에도 분명히 그 분의 참된 이유가 있을 텐데, 잠깐 그 이유에 집중하지 못하고, 나에게는 크루즈 승무원이 너무나도 소중한 꿈이였기에 나도 모르게 이 자리를 높여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고백한다.
이제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높아지려했던 꿈도 다 내려놓고, 오직 그분의 뜻만 이루어지기를, 나를 통해 주님만 드러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