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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온코치 Apr 20. 2021

VUCA시대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일까?

구성원과 리더가 상호존중하는 코칭 리더십에 관하여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VUCA라는 단어는 본디 군대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군사용어가 일반화되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현대 비즈니스 현장이 총알 없는 전쟁터와 같으며,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은 피 말리는 전쟁터에 나온 지휘관과 군인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변동성(Volat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함(Complexity)과 모호함(Ambiguity)으로 가득한 환경 속에서 조직의 성과를 만드는 리더에게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리더십 전환에 있어 먼저 살펴볼 것은 정보의 변화이다. 한 IT 컨설팅기업의 조사에 의하면 2025년의 데이터 양은 170제타바이트(10의 21제곱)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이는 2015년 수치의 17배 수준이라고 하니, 그 증가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현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의 약 90%가 2015년 이후 생성된 데이터라고 한다. ‘빅데이터’ 라는 말 그대로 양적인 폭발이 일어났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변화는 정보를 누가 소유하는가 하는 측면이다. 과거에 정보는 리더, 지식인, 부자와 같은 소수의 특정집단이 독점하는 구조였으나, 오늘날의 지식은 인터넷 써치를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대부분은 무료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는 과거에 나의 상사와 의견이 다른 경우, “부장님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의 의견을 수용했다. 그것은 그가 나보다 더 많은, 더 양질의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 것이다. 하지만, 이 믿음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제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과 관련해서는 20-30대 사원들이 오히려 더 빨리, 더 많은 정보를 캐치해 낼 수 있다. 오늘날의 비즈니스에서는, 리더 혼자서 판단하기에는 그가 가진 정보는 많지도 빠르지도 않다는 것이며, 이는 곧 리더 혼자 내린 의사결정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앨빈 토플러는 <권력이동> 에서 정보를 소유한 자는 권력을 갖는다고 하였는데, 그런 점에서 이제 정보에서 오는 권력은 리더만의 것이 아니다.



다음은, 우리 인간의 학습 방식이다. 경험학습 이론에 의하면, 학습자는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지며, 인간은 환경과 공동체 속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경험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재구성해가는 과정에서 성장해 나간다. 리더 역시 자신이 속해있던 환경 속의 경험을 통해 학습하였고, 학습의 결과로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소위 ‘일잘러’로 불릴만한 자신만의 능력치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 능력치가 과연 VUCA 시대에 예측하거나 규정하기 힘든 미래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완전한 것일까? 변동성(Volatility)의 의미는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는 가능성을 늘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리더에게는 과거 자신의 성공방정식에 의존하려는 관성에서 벗어나, 보다 개방적이며 유연한 사고방식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조직내 구성원의 변화 관점에서 살펴보자.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필두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연구자료가 쏟아져 나왔다. 몇 년만 있으면 90년생보다 더 무섭다는, 전두엽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놀라운 00년생들이 조직으로 유입될 것이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1980년생~2000년생)로 불리우는 이들이 앞으로 조직에서 차지할 비중이 얼마나 될까? 많은 기업이 핵심 구매층인 MZ세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을 필사적으로 펼치고 있으나,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MZ세대 직원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이들은 더 이상 조직에서 minority가 아니다. 'Me-generation' 이라 불리는 그들은 자기의 성장의 가장 우선하는 가치이며, 이런 가치가 존중받지 못했을 때 언제든 조직을 박차고 나간다. MZ세대그들의 잠재력을 펼쳐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간에 벌어질 성과의 격차는 엄청날 것이다. 지금의 조직관리는 어떻게 MZ세대를 조직과 직무에 몰입시킬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것으로부터 인재관리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를 둘러싼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모든 조직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표방한다고 한다. 연차와 나이가 갖는 무형의 권력이 여전히 살아있는, 그리고 직급체계가 간소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장부터 사원까지 직급과 직책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조직에서 과연 '수평적'이 가능할지 의문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의 '을'이 지금의 '을' 이 아니며, 윗사람도 아랫사람 눈치를 볼 줄 알아야 한다. '눈치'라는 표현이 조금 거슬릴지도 모르겠으나, 이것을 나는 '존중'이라고 바꿔 표현하고 싶다. 




상호 존중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지시와 명령보다는 지지와 참여를 기반으로, 리더가 구성원과 Quality talk(질문, 경청, 피드백)을 통해 함께 의사결정을 하고, Control 하기보다는 Context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코칭 리더십을 꼽는다. 학자에 따라 코칭리더십을 다양한게 정의내리고 있다. Stowell(1988)은 "방향을 제시해주고, 성과향상을 위해 개발을 도와주며, 수행한 것을 평가 및 피드백해 주는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 Whitmore(2009)는 "구성원에게 동기부여를 통해 조직에 몰입하게 하는 성과지향적인 행동"이라고 정의하였으며 Luecke(2004)는 "관리자와 감독자가 조직 구성원의 가능성을 개발하고 성과와 관련된 문제해결을 목표로 하는 상호작용 과정" 이라고 하였다. 다양한 정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리더의 역할은 동기부여, 방향제시, 수행지원, 피드백이다. 사실 이러한 역할은 여타 다른 리더십이론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인데, 코칭 리더십이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코칭철학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칭에서는 모든 사람을 온전하고(Holistic), 해답을 갖고 있고(Resourceful), 창의적인(Creative) 존재로 본다. 모든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자기 안에 답을 갖고 있으며, 전인적이고 온전한 존재로 보는 것이 바로 코칭철학이다. 코칭리더십은 구성원, 부하직원을 이러한 존재라고 믿고 업무상황에서 성과를 내도록 이끄는 것이다. 리더는 이러한 코칭철학을 주춧돌처럼 단단하게 세우고 나서 동기부여, 방향제시, 수행지원, 피드백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맨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나는 코치형 리더가 될거야!" 라는 결심을 마음속에 새겨 놓았다. 하지만, 순간 순간 이 결심은 흔들릴 때가 많았고, 나는 KTX의 속도로 목표지점을 향해 달려가는데, 우리 팀원들은 무궁화호를 타고 늑장을 부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답답하고 짜증도 났었다. 그런데, 그 답답함과 짜증은 우리 팀원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리더의 뒷통수만 보고 허덕이며 쫒아오는데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돌이켜보면, 코칭철학은 나만을 위한 것이었지, 팀원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코칭리더십으로 다시 돌아오면, 결국은 "I am okay, but you're not." 가 아닌, "I am okay, and you are okay." 의 인간관을 토대로, 리더는 구성원과 quality talk를 통해 일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가 가진 잠재력과 강점을 찾아서 동기부여함으로써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 달성을 촉진하고, 수행한 결과와 과정을 피드백하는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다. 코칭리더십에 관한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코칭은 좋은 말만 해주고,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 주는 것 아니에요?" 이다. 코칭은 철저하게 목표 중심적 대화이며, 인정과 칭찬은 직원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장해 주는 마중물이며, 결국은 목표하는 행동으로 이끌어야 한다. 코칭리더십이 1970년대 대두된 것을 감안하면, 2010년 이후에 이르러서야 우리나라 조직에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아마도 이런 오해 탓인듯 하다. 하지만, 바야흐로 VUCA시대에 정보의 변화, 경험기반 학습의 덫, MZ세대 특성 등 리더십의 체크포인트를 점검하고, 보다 효과적인 리더십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작가소개 **

대기업에서 20년간 HR업무를 해왔으며, 현재는 전문코치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조직안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 학습과 성과를 공부하고 있으며, 조직행동 PD(Performance Designer)가 되어 개인 성장과 조직 성과의 교집합을 Maximizing 하는 일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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