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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온코치 Oct 11. 2021

메타버스는 현실을 대신해 줄 수 있을까?

<<레디 플레이어 원>> 을 통해 본 메타버스에 담긴 인간의 욕망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보고서에도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으면 상사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이렇게 당장 이 버스(?)에 올라타지 않으면 뒤쳐질것만 같은 분위기인데, 2018년에 개봉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통해 우리가 메타버스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개봉당시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미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가상세계는 그저 어떤 가능성이었다면, 불과 3년만에 가능성은 실재가 되었다.



현실은 시궁창 같고 모두가 탈출을 꿈꾼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 식량파동과 인터넷 대역 폭등으로 층층이 쌓아 올려진 컨테이너 박스에 살고 있는 빈민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들에게 유일한 삶의 낙이자 위안은 VR고글과 센서가 달린 슈트를 입고 '오아시스' 라는 가상세계에 접속하는 것이다. 불과 20여년 후의 우리 미래를 영화는 암울한 디스토피아 같은 현실과 무엇이든 가능한 가상현실, 메타버스를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인 10대 청소년 웨이드의 현실 역시 비참함 그 자체로, 이모의 컨테이너 박스에 얹혀사는 루저이다. 하지만,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에서 그는,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그의 아바타는 운전도 잘하고, 퀴즈도 잘 풀고, 싸움도 잘하고, 심지어 연애까지 잘하는 플레이어 원, '파시발' 이다. 현실의 웨이드가 가진 욕구불만을 가상현실의 파시발이 대리실현 시켜준다. 답답하고 우울한 현실에서 갇혀 있던 욕망은 메타버스에서 폭죽처럼 분출되고, 아바타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나눈다.




오아시스를 갖게 해줄 3개의 황금열쇠


오아시스의 창시자 제임스 할러데이는 죽기 전에 비디오를 남긴다. 오아시스에 숨겨놓은 3개의 미션을 푸는 자에게 황금열쇠가 주어지고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말에 수많은 사람들이 몇 년 동안 황금열쇠를 찾기 위해 안달이 난다. 메타버스에서의 욕망도 현실의 욕망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제임스 할러데이는 사람들을 게임에만 가두어 놓는 것이 싫었다. 그는 좋은 시절을 즐기지 못하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지 못했던 삶을 후회했다. 이것이 바로 3개의 열쇠를 찾는 단서였다. 상금보다는 제임스 할러데이의 삶의 서사와 ‘오아시스’에 대한 그의 철학을 알아본 파시발은 아바타 친구들(결국 현실세계의 친구들로 연결된다)과 협력하여 최종 승자가 된다.



현실은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


지금 메타버스는 MZ세대의 놀이터를 넘어서 기업 마케팅과 홍보, 공연 및 행사, 심지어 정치 분야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가상세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현실은 차갑고 무서운 곳이면서 동시에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할러데이의 대사가 유독 강하게 남는다. ‘오아시스’의 소유권을 갖게 된 웨이드와 친구들은 매주 화, 목은 ‘오아시스’ 휴무일로 정한다. ‘오아시스’는 신기루와 같은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발을 내딛고 있는 현실의 중요성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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