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와의 싸움
술을 많이 마신다. 마셨다고 해야 할까
술을 끊었다는 말은 아니고 지금도 많이 마시지만 조금 더 젊었을 때는 더 많이 마셨다.
어느 정도냐면 코로나 이전에 경북 영주에서 1년 반정도 일을 한 적이 있다.
마트에 납품하는 일을 했는데 창고 바로 옆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생활을 했다.
그러다 보니 굳이 나의 취미를 갖기보다는 일이 끝나면 술과 고기나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3달 정도 마시다 보니 술병이 점점 쌓여갔다
그래서 병도 가져다 팔 겸 얼마나 마셨나 확인도 할 겸 병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주말마다 집에 왔다 갔다 했기에 매일 마셨더라도 주 4일 정도밖에 안 마셨는데...라고 생각하면서 하나 둘 새어 나갔다.
1,2,3... 100,101,102... 181,182,183!?
무려 소주가 183병이 나왔다 그 와중에 맥주 4병
와인이나 막걸리 통을 포함한 판매가 불가능한 등 잡병들까지...
얼추 계산을 해봤더니 주 4일 *4주 *3개월 = 약 48일
50일로 잡아도 하루에 3~4병 이상 마셨다.
그렇게 마시고 6시부터 21시까지 일을 했는데 몸이 버텼다.
물론 집에 가서도 마셨으니 실제론 소주 200병은 넘게 마셨으리라...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하루하루를 술로 버틴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할 때였다.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까지 멍청한 생활을 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는데 지금은 하루 2병 정도이니 많이 줄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알코올 클리닉을 다녀야 할 수준이라는 걸 깨닫고 알아서 잘 조절한다는 (스스로의) 판단하에 줄이기 시작했다.
일주일 연속으로 마셨으니 이틀에 한 번씩 마시면 굉장히 많이 줄인 거라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기도 하고,
가끔씩 장기 출장을 가서 원치 않게 마시지 못한다면 주말만 마시니까 괜찮다는 식으로 변명을 해왔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정답지에 체크를 하듯이 답을 주셨다.
큰 병은 아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간수치... 금주를 못하겠으면 절주를 하라...
알코올 중독자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나보다 많이 마시는 사람을 보면서
'난 저 정도는 아니지'라고 말하고 다닌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 눈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어 보인 다고 했다.
나 역시 주변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보니 크게 걱정을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끊어야지'. '끊어야지'에서
'줄여야지', '줄여야지'로 바뀌고
'한잔정도는 괜찮지'로 다시금 의지는 퇴색되어 간다.
주변을 탓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가 부족한 날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라고 하지만 스스로의 의지로도 억제나 자제하지 못하는 부분이라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좀 더 나은 인생으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일은 꼭 음주 클리닉에 가봐야지.
(라고 말하고 안 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