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서...

아무것도 안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지 않습니다

by 시형

아내 되시는 분께서 가끔 나에게 말한다

'넌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겠네. 무슨 상상을 그렇게 많이 해?'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나는 몽상 가니까. 지금 이 순간도 꿈인 거야'


가만히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뭔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상상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며 생각을 이어나간다

가볍게 시작한 상상이 어느 순간에는 방대한 우주를 만들기도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던 부분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 뭉쳐있던 구름처럼 어느 순간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항상 좋은 쪽으로만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애석하게도 안 좋은 쪽으로 기우는 상상 역시도 끝없이 이어진다.

피곤해서 잠을 자야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으로 새벽녘까지 잠 못 이루기도 하고, 머리가 너무 아플 정도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나 스스로가 통제 불가능 할 정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의 상황이 나는 만족스럽다.

나무를 바라보면서 우주를 상상하고

길에 굴러다니는 돌을 보면서 물고기를 생각할 수 있는 나의 상상력이 좋다


불과 며칠 전에는 아들이 나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는데 일말의 고민도 없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땐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이후로 무슨 일이 생길지 말이야… ‘

‘그것은 마치… 어쩌면 꿈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의심스러운 순간이었지..’


이렇게 시작된 나의 이야기는 아이의 흥미를 끌기엔 충분했고 깔끔하진 않지만 내 마음대로 만든 이야기는 아이에게 즐거움이 되었다


단점이 있다면 같은 이야기를 똑같이 할 수 없다는 정도?

그때그때 말하면서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는 거라 이야기의 구성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지만 그것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자금 이 순간에도 나의 머릿속은 끝없이 돌아가는 영화 ‘인셉션‘의 팽이처럼

상상하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다시 찰흙더미로 만들어서 재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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