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황금은 어디에 있나
사람마다 리즈 시절이라는 것이 있다.
연배가 조금 있으신 인생의 선배들을 만나다 보면 가끔 그런 이야기를 듣곤 한다
'내가 예전엔 진짜 잘 나갔는데~!!'
'내가 그때 나만한 사람을 못 봤지!!'
'와~ 진짜 내가 최고였어'
라며 유세를? 어쩌면 허세를 떠는 선배님들을 만나기도 한다.
누군가나 가지고 있을 법한 그 시절, 내가 나로서 빛나던 그 순간을 누구나 잊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나의 황금기는 언제였을까?
'나의 황금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라는 그런 이야기 말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내가 생각해도 가장 리즈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던 때는 언제였을까?
가만히 돌이켜 보면 그리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음에도 드문 드문 나를 웃음 짓게 하는 순간들이 떠오른다. 환경적인 요인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어디서 그런 손발이 오그라들만한 말을 했는지, 하지만 그런 멋들어진 생각을 했는지 가끔은 자랑처럼 이야기하는 단편적인 기억이 있다.
서른 즈음이었을 거다.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님 혼자 형과 나를 키우시느라 많이 힘들어하셨다. 그래도 어긋나지 않게 키우시느라 더더욱 고생하셨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이랑 이야기하던 중에
'너네도 부잣집에 태어났으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살았을 텐데.. 엄마가 미안하다..'
라고 뜬금없이 말씀하셨다.
무슨 말인가 했는데 그냥 자라온 환경이나 그런 게 못내 미안하셨는지 그런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나는
'엄마 덕분에 가난하게 태어나서 건방지게 굴지 않고 노력하는 법도 배웠고 열심히 사는 법도 배워서 오히려 너무 고맙다'
라고 말했다.
그리곤 울었다. 엄마도 울고 나도 울고 정말 하염없이 운 것 같다.
어쩌면 크게 생각하지 않고 했던 한마디인데 내 평생 살면서 가장 잘한 말 한마디인 것 같았다.
나에게 리즈시절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겉으로 드러나고 멋지고 잘생기고 건강한 그런 순간들이 아니라,
저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그 당시 정신적으로 성숙했던 나의 생각이 나의 리즈 시절이고 그 순간이 가장 빛나고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