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전사들의 영광과 상처

Golden State Warriors 여, 다시 일어나라!

by 라미루이



천신만고 끝에 발 디딘

저 높은 산 꼭대기, 한 뼘 널바위 독차지하고

어떻게든 끌려 내리지 않으려

뭐라도 움켜 안고 버팅기는 게

얼마나 피 말리고 뭣 빠지는 일인 줄 아는가

황금의 땅에서 태어난 전사들이라는

이름도 호화찬란, 제법 있어 보이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그 정상에서

수년을 버티고 서서 이를 악물다가

잇몸이 통으로 주저앉아 생니 여럿 뽑아내고

멀쩡한 사지 한 구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저 밑바닥부터 엉금엉금

기어올라온 언더독은

무수한 시행착오와 패배 끝에

2015년 첫 우승을 거머쥐었고

다음 해 정규 73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지만

너무 전력을 다한 탓일까

파이널에서 괴수 르브론을 만나

3승을 먼저 챙기고도

막판 뒷심이 딸리면서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정상을 코 앞에 두고

무릎을 꿇었다


절치부심 와신상담 끝에

그들의 발목을 끝까지 잡고 늘어진

라이벌 팀의 에이스, 케빈 듀란트를 삼고초려까지는

확실치 않지만 등용하여

막강 라인업을 구축한다

세간의 관심사는 과연 지난해 그들을

무릎 꿇린 르브론에게 통렬한 복수를 하고

설욕할 수 있을 것인가 뿐,

르브론은 무적이 아니었고 그들은

최강의 전력을 자랑했다

황금 전사들은 파이널에서 3년 연속 만난

클리블랜드의 창기병들을 무참히 짓밟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공히 2010년대 후반

최강의 NBA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외나무다리에서 4번이나 맞닥뜨린

황금 전사와 창기병들은 온 힘을 다해

상대를 부둥켜안고 허점을 노리고 찌르고

때로는 상대의 급소를 냅다 걷어차고

눈을 찔러대는 비겁한 술수까지 서슴지 않으며

정상 바로 아래서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육탄전을 펼쳤지만

결국 워리어스가 백투백 우승이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영원한 라이벌 르브론을 꺾는데

최고의 수훈갑은 미들슛 장인이라 불리는

장신 슈터 케빈 듀란트였다


대망의 3년 연속 우승 이른바

쓰리핏을 노리는 워리어스는

2019년 파이널에 진출하지만

아홉 수에 제대로 걸린 탓일까

그동안 수많은 라이벌의 견제와 질시,

유독 치열한 플레이오프 경기를 수없이 치르며

누적된 피로도가 그들의 발목을 붙잡고

목을 졸랐다

듀란트는 이미 부상을 당했음에도 팀의 우승과

팬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출전을 강행했다

이전 자신의 동료였던 이바카를

특유의 드리블로 제치고

돌파하려다 그만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치명상을 입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우월한 재능 때문에

승리의 여신마저 흠모하던 눈길을 거두고

질투를 한 탓일까

그들을 덮친 악재는 연거푸 다가오는 성난 파도와 같았다

캐치 앤 슛이 기계처럼 정밀하다고

기계신이라 불리는 클레이 탐슨이

파이널 경기 중 속공 덩크를 시도하다

착지 후 넘어지면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그가 신음하며 코트 바닥을 기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간판스타 커리는 무릎을 꿇고 그대로 주저앉아

고개를 숙인 채 차마 동료를 바라보지 못했다

제대로 걷기도 힘든, 힘줄이 끊어지는 고통에도

라커룸에서 코트로 돌아와

자유투 2구를 성공시키고

홈팬들의 환호에 손 들어 화답하던

그는 결국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발아래 자욱한 구름 흘러가는

정상에 우뚝 서서 저 아래를 내려보고

거침없이 호령하다 운명의 장난으로

시기 어린 상대의 끊임없는

견제와 아귀다툼으로

바닥으로 끌어내려져 거꾸러진

워리어스는 이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비록 승리의 주역이었던

케빈 듀란트와 이궈달라는 팀을 떠났지만

새로운 전사들이 빈자리를 채우리

과연 장기간 결장했던

슈터 클레이 탐슨이

몸성히 복귀하여 전성기 슛감을 뽐낼 수 있을지

어느새 30대 중반에 다다른

영원한 MVP 매운맛 카레, 스테판 커리는

마지막 불꽃을 사르며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

그들과 함께 뛰는 동료들은 황금 전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력으로 스텝업 할 수 있을지

다음 시즌 다시금 밑바닥에 떨어져

정상을 향해 오르는 그들의

행보가 무척이나 기다려지고

또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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