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이번엔 꽃길만 걸었으면
1997, 1998년 그리고 2021년
1998년 NBA Final 6차전
잔뜩 몸을 웅크린
황소가 돌진하다
급정거하자 투우사는 그만
발이 미끄러졌다
역사에 남을 The Last Shot
바스켓 그물을 출렁이자
이번만은 제발,
불세출의 승부사
마이클 조던이
고개를 떨구길
손에 손 합장하고 기도하던
유타 재즈 홈구장은 일시에
무릎이 꺾이고
탄식이 흘렀다.
2021년 NBA 서부 플레이오프
퇴역한 우편배달부
칼 말론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수들의 피와 땀
고인 코트를 굽어보는 가운데
다시 한번 왕좌에 도전하는
유타 재즈
골밑에 철벽을 두른 듯
우뚝 선 에펠탑, 루디 고베어
상대의 틈을 저며내는 도끼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저
도너반 미첼
화려한 볼 재간과 구석구석 뿌리는
패스가 일품인 코트의
야전사령관 마이크 콘리
공간만 나면 백발백중
정확한 3점 슛을 날리는
보얀 보그다노비치, 조 잉글스
올해의 식스맨상을 거머쥔
조던 클락슨까지
공수겸장 어디 빠지는 데
없는 선수들 면면
승리의 깃발 휘날릴 자격
차고 넘친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가차 없이
냉혹하고 섣불리 결과를
단언키 어려운 법
시카고 불스가 라커룸에서
샴페인 세례를 퍼부으며
트로피를 여섯 번이나
들어 올리는 동안,
유타 재즈는 파이널에서
황소 군단과 맞붙어
두 번 라이벌의 세리머니
지켜보며 쓸쓸히
퇴장해야만 했다.
과연 그들은 순금 바스켓과
농구공이 조각된 챔피언
트로피와 키스할 수 있을지
기나긴 대장정의
피날레를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홈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광란의 밤을 보낼 수 있을지
부디 이번엔
끝까지 코트에 남아
온통 황금으로 치장한
꽃길만 걸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