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이사 간 절친 새별이에게..
친구야,
네가 엄마, 아빠 따라 목포로 이사 간 지도 벌써 2년이 흘렀어
넌 나 보고 싶지 않니? 난 너 무지 보고 싶은데..
작년에 내가 그림 편지 써서 니 사는 주소로 보냈는데 혹시 받아서 읽어 봤니?
오늘도 학교 다녀오는 길에 우편함을 슬쩍 흘겨봤는데 텅 비어 있더라
아무 답장이 없으니 너한테 무슨 일 생긴 건 아닌지 걱정돼
혹시나..
초등학교 2학년 언니야 되었는데 아직도 한글을 못 깨친 거야?
아니면..
무서운 코로나에 걸려서 뇌세포가 파괴되어
건망증이 도져 날 잊은 거니?
설마 다섯 손가락이 몽땅 마비되어 연필을 더 이상 손에 쥐지 못하게 된 거니?
왕수다쟁이 내 친구들은
새별이가 거기서 새로운 베프를 사귀어서 날 까맣게 지운 거라는데..
정말인 거야?
난 그 애들 말 신경도 쓰지 않아. 오히려 막 화를 내면서 네가 그럴 리 없다고
니 마음 어느 한 구석엔 날 항상 숨겨 두고 있다가
외로우거나 힘들 때면 언제든 꺼내볼 거라고
니 편을 들어줬어
몇 년 전 목포로 가족 여행을 떠났을 때
항구로 밀려오는 바다의 푸르름 반짝임에 헤에,
입을 벌리고 빠져든 적이 있어
만약에..
그 넘실대는 바다를 매일매일 바라보느라 날 잠시 잊은 거라면
특별히 이번만 용서해 줄게
언젠가 저 궂은 바다가 등을 돌리고 심술을 부리고 난동을 피워서
여린 니 마음 상한 나머지
문득 내 얼굴 떠오른다면 편지지에 보고 싶다 친구야!
이렇게만 한 줄 답장을 써서
내게 부쳐주었으면 해..
난 아직
너와 함께 부둥켜안은 채 미끄럼을 뒤돌아 타내리고
철봉에 원숭이처럼 거꾸로 매달리고
무르팍 까지도록 신나게 달음박질을 하던
그 학교를 다니고 그 동네에 살고 있어
언제든 내가, 여기가 그리워진다면
그 맘을 담아 보내줄래?
오늘따라 멀리 떠난
새별이가 정말로 보고픈 연이가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