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골스의 위엄을 보라

우리는 골스를 애정하는 골수팬이다

by 라미루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하 골스)의 신바람 농구가 다시 돌아왔다.

플레이오프 1차전 덴버 너겟츠를 상대로 16점 차 승리를 거두더니, 2차전 역시 20점 차 대승을 챙겼다.

정규 시즌 막판까지만 해도 골스는 커리와 그린의 부상, 탐슨과 위긴스의 부진 그리고 전체적인 슛 난조로 연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그들의 피에는 우승 DNA 가 새겨져 흐르는지, 그린과 커리가 차례로 합류하면서 예전 골스의 위용을 되찾았다.


덴버 너겟츠를 꺾기 위해 골스가 내세운 필살 비법은 수비로 상대를 질식시켜라! 였다. 덴버의 에이스이자 시즌 MVP '요키치'를 틀어막기 위해 압박 수비와 더블팀 등으로 경기 내내 그를 괴롭혔다.

특히 골스의 '드레이먼드 그린' 선수는 요키치가 공을 잡기만 하면 골대를 바라보거나, 등을 돌리지 못할 정도로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운 좋게 골밑에서 슛을 날릴 기회를 잡아도 빠른 손질로 공을 쳐내기 일쑤다. 정규 시즌이었다면 파울이 연이어 불렸을 터프한 수비가 도처에 난무한다.

그린은 심판의 눈치를 보며 아슬한 신경전을 벌이고, 단번에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영리한 선수이다. 심판은 선수 간의 어깨 싸움이나 자리다툼을 용인한다. 단기 플레이오프의 재미를 보장하기 위해 가벼운 몸싸움은 호각을 불지 않는, 하드한 판정 흐름이다. 그린을 비롯한 골스 선수들은 요키치의 신경을 긁으며 그의 손발을 꽁꽁 묶는 데 성공했다. 요키치는 시종일관 심판 판정에 불만을 보이다가, 경기 후반 격한 리액션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라커룸으로 퇴장해야만 했다.


골스의 공격진은 커리 & 탐슨에 더하여 '조던 풀 Jordan Poole'이라는 젊은 피가 수혈되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스플래시 듀오의 약점을 보완하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빠른 발놀림을 내세운 슬래셔 자원이 보강되었다. 삼각 편대를 이루어 상대의 디펜스 진을 붕괴시키는 골스 오펜스는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은 단연코 '스테픈 커리'의 몫이다. 코트에서 23분을 뛰면서 34점을 올리는 가성비 만점의 득점력을 과시했다. 전담 마크맨의 타이밍을 흩트린 후 던지는 3점 장거리포와 재빠른 드리블로 골밑을 파고들어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으로 던지는 레이업과 플로터 모두 적중률이 높았다.

2명의 수비수를 양옆에 달고 360도 스핀 무브로 넣은 골밑 레이업. 3 쿼터 3분을 남기고 코트에 넘어지며 얻어낸 3점 앤드 원 플레이. 4 쿼터 5분경,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7번 '캄파조'를 제치고 백보드에 굴절되어 들어간 페이드웨이 샷은 그가 왜 NBA를 대표하는 슈퍼 스타인지를 증명하는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겠다.


일명 기계신 '탐슨'은 3점 슛 4개 포함 21 득점을 올렸다. 플레잉 타임 36분. 팀 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코트에 머물렀다. 공수 양면에서 부상 이전의 폼을 되찾았다고 평할 수 있다. 볼을 오래 소유하는 핸들링을 지양하고, 기민한 캐치 앤 슛을 늘리면서 미들슛의 성공률이 높아졌다. 앞으로 펼쳐질 난적과의 혈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살기는 바로 이 선수의 소나기처럼 몰아치는 3점 슛 폭격이다. 골스는 클러치 상황에서 상대의 기세를 억누르는 탐슨의 찬물 샷이 터져야 최종 파이널로 향하는 길이 순탄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던 풀 선수는 커리와 탐슨의 대를 이어 올스타에 오를 만한 실력을 지녔다고 평하고 싶다.

22살에 불과한 영건으로 지지 않겠다는 투철한 경쟁심과 열의가 온몸에 끓어 넘친다. 팽팽한 공방이 오가는 단기전에서 기죽지 않고 대담한 드라이브 인을 하고 딥 쓰리를 꽂는다. 상대의 빈틈을 가르는 킬 패스도 날카롭기 그지없다. 오늘 최종 스탯은 29 득점, 5 리바운드에 8 어시스트. 경험이 쌓이면 돌파와 슛 등에 모두 능한 농구 도사 겸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맹활약할 것이다. 괜히 이름에 '조던'이 붙은 것이 아니다. 그는 레전드 '마이클 조던'의 초창기 블랙캣 시절 플레이를 연상시키는,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야생마처럼 날뛰는 혈통을 이어받았다.


오늘 2차전 패배로 덴버는 홈구장 'Ball Arena'로 돌아가 다음 대전을 준비한다. 골스의 빈틈없는 질식 수비를 뚫고,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오펜스의 예봉을 꺾기 위한 묘수를 짜내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기세에 휘말려 4:0 스윕으로 허무하게 무릎 꿇을 수도 있겠다. 스티브 커 감독 하에서 골스는 단기 시리즈에서 2승을 먼저 거둘 경우 13번의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단 1번의 시리즈 패배가 있는데 아마도 르브론이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맞붙은 2016 파이널이 아닐까 싶다. 나를 포함한 골스의 골수팬이라면 악몽으로 기억할 법한, 3승을 먼저 거두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르브론과 어빙에게 파이널 트로피를 내준 역사적인 시리즈다. 2016년 4월의 통한의 패배가 아니었다면 골스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파이널 우승이라는, 시카고 불스의 90년대 스리 핏을 넘어선 '쿼드러핏'이라는 진기록을 개척했을지도 모른다.


덴버와의 2차전에 승리한 골스. 2승을 선취하면 통산 13번의 시리즈 승리를 쟁취한다.


골스는 2년 간의 부진을 극복하고 올해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을까? 종착지에 도달하기 위해 넘어야 할 난공불락의 장벽이 겹겹이다. 다음 상대로 맞붙게 될, 내일 벌어지는 멤피스와 미네소타 전의 승자가 누구일지 궁금하다. 자 모란트와 앤서니 에드워즈를 비롯한 떠오르는 별들의 지칠 줄 모르는 스피드와 무한 에너지가 격돌한다. 골스 입장에서는 두 팀이 7차전까지 가는 진땀 승부를 치르고 기진맥진한 끝에 자신과 맞붙기를 고대하리라.

그들을 어찌어찌 넘고 나면 다음 상대는 아마도 서부 리그 1위 '피닉스 선즈' 일 것이다. 무관의 제왕 크리스 폴과 샤프한 슈터 데빈 부커가 칼을 갈고 있다. 컨퍼런스 파이널의 승부는 감히 예측 불가.

코트에서 맞붙어 진검 승부를 벌여야만 한 치 앞이 불투명한 판세가 가려질 것이다. 골스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센터 포지션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에이튼, 맥기 그리고 벤치에서 대기하는 비욤보까지.. 선즈의 프런트 코트 진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그들을 중원에서 멀리 밀어낼 수 있느냐. 높이차에 따른 공수 리바운드의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승부의 향방이 갈릴 거라고 예측하는 바이다.



15~16' 정규 시즌 최다승을 거둘 때만 해도, 매 게임 커리가 신명 난 어깨춤을 들썩이면서 시즌 MVP를 차지한 그 해에 골스의 파이널 우승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NBA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진 그날. 주요 선수의 전력 이탈과 그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기세 역전으로 4:3 으로 판세가 뒤집혔을 때, 홈 코트 라커룸으로 쓸쓸히 퇴장한 골스의 선수들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열성 마니아들의 팬심 또한 속절없이 무너졌다. 골스는 연이은 승리의 기쁨뿐만 아니라, 그 못지않은 패배의 쓰라림 또한 뼛속 깊이 각인되어 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골스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든 우리는 그 결과를 초연하게 받아들이려 애쓸 것이다. 물론 패배의 원인을 곱씹고 주요 승부처를 복기할 수 있겠지만 하루 이틀이면 족하리라. 그들이 정상에 오르는 길에서 불운하게 하차하더라도 우리는 기립 박수를 치고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골스의 모든 선수들이 상대의 빈 틈을 헤집고 파고들다 코트 구석구석에 흘린 진땀을 기억한다. 초반의 컨디션 난조를 이겨내고 4 쿼터 막판에 꽂은 딥 쓰리에 깨방정을 떠는 어느 선수의 세리머니에 주먹을 불끈 쥐고 열광한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열의를 쏟는 누군가의 아킬레스가 끊어지고 무릎인대가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 우리는 탄식을 토하고 하늘이 무너진 것 마냥 안타까워했다.


스테픈 커리의 깨방정 세리머니. 체이스 센터를 가득 메운 팬들이 환호한다.



골스의 새벽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우리는 아무리 노곤해도 저절로 눈이 떠진다.

새벽 4시 30분, 요란한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잠 기운을 떨쳐낸다. 몽롱한 정신은 워밍업을 마치고 깨어날 준비를 한다.

우리는 승패에 집착하지 않고 그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어처구니없는 패스 실책이나 턴오버에 발을 동동 구른다. 상대의 비열하고 거친 파울에 야유를 날리고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그들이 코트 위에서 환호하든, 고개를 떨구고 묵묵히 물러나든 그 벅찬 감정을 함께 나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우리의 열띤 응원의 목소리가 경기장 안팎에 흘러넘쳐야만 진정한 '완전체'로 거듭난다. 우리는 골스의 열렬한 팬이자 코트 바깥의 보이지 않는 코치 겸 선수이다.

우리는 농구를 사랑하고 골스를 애정한다. 그게 다다. 그걸로 만족이다.






* 골스 vs. 덴버 2차전 하이라이트 영상>>

https://youtu.be/Id_Ig8mk1LE


* 오늘의 NBA Top 10 영상>>

https://youtu.be/1xy7uqlqC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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