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 뼛가루 묻힌 곳
삼 년 만에 찾았더니 어딘지 긴가민가
번지수 못 찾아 누구 묏자리 기웃대는
한심한 불효자 여기 있소
저 양지바른 둔덕 애타게 부르는 소리
뭣땜시 헤매냐 퍼뜩 오덜 않고
여그가 니 할미 누운 곳이여 이눔아
이리 못나고 어리석은 손자
부디 너그러이 봐주시고 구불구불한 인생길
무탈무사케 지나도록 보살펴 주소서
땡볕에 메마른 묘비, 허옇게 말라붙은 새똥
깨끗한 물 끼얹어 닦아주고
무릎 깊이 꺾어 허리 숙여 삐죽한 잔디에 파묻은 이마
큰절 두 번 드린다
저 구름 너머 기와집 대청마루
아버지 큰아버지 모두 둘러앉아 맘 편히 지내시라
빌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뜨는데
여그까지 내려와 그리 서둘러 간다냐
니가 뭔 잘못 저질렀냐고, 서러이 포갠 두 손 풀어준다
잰 발걸음 돌아 세우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만류
묘비 앞 털썩 주저앉아 그간 쌓인 안부 주고받고
해질녘 마지못해 일어섰다
뒤돌아서는데 휘청이며 꺾이는 무르팍
아이고 언제 훌쩍 업혔소
이눔아 저그까지만 업구 가그라
응차 불거지는 장딴지 힘줄
부실한 손주 허리 꺾일까
몇 걸음 못 가 어느새 가벼워진 몸
여기 인적 없고 어둑하니 조심조심 살살 운전하고
할미 떠오르면 가끔 찾아오그라
맨땅 끌리는 수의 자락 잡아 올리는
차창 뒷거울 비친 할머니
바짝 엎드린 오후 빛살 눈부셔 깜빡하니
흙먼지만 자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