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회사에서 워크숍으로 로브스터(국문과 출신) 뷔페에 다녀왔다. 1인당 100불(약 11만원?) 정도 하는 곳이었고, 로브스터를 처음 먹어 보는 것이라 나름 기대를 했는데 의외로 너무 맛이 없었다.(...) 처음 먹어보는 거라 이게 맛 있는 건지 없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맛있는 척 먹었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전에 로브스터를 먹어 본 사람들도 맛이 없었다고. 먹는데 산통 깰까봐 말은 안 했지만 2만원짜리 수사보다 별로였음. (회사 사람들하고 먹어서 맛이 없던 건지...)
식당 가기 전에는 영화를 한 편 봤는데, 따져보니 영화관에 온 게 꼬박 1년만이었다.(작년 11월이 마지막) 영화관에서 알바를 할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던 시절도 있었는데(영화관 알바하면 영화 공짜로 봄) 요 몇 년 사이에는 어쩐지 시큰둥하다.
30.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몇 년 전에 했던 '탑밴드 2'의 예선 영상을 보게 되었다. 여러 개의 영상을 보다 추천영상에 뜬 밴드 '학동역 8번 출구'의 예선 무대를 보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봐도 역시 좋았다. 개성도 있고 구성, 완성도도 좋아 요즘은 어떻게 활동하는지 궁금해 한 번 찾아보았는데 탑밴드가 끝난 이후로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해체된 듯 했다.
그게 6년 전이니 그냥 그때만 반짝 활동하고 없어진 밴드인가 싶어 아쉬워하고 있는데, 찾다보니 보컬 한 분은 계속 활동을 이어나가는 듯했다. '위대한 탄생'같은 오디션 프로에도 나오고 다른 그룹도 결성하고 이래저래 활동을 해왔다고 하는데, 결국 지금은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찾게 되었다.
펑크funk와 디스코를 하던 밴드 보컬에서 트로트 가수가 되어 있는 그 모습에 무언가 설명하기 힘든 간극을 느꼈다. 아마 그 6년여 간 생략된 삶의 사연들이 아주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것에 대해 코멘트를 할 자격도 능력도 없다는 생각에, 그저 그것이 원하는 삶의 모습이었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31.
군대에 있을 때의 나는 대부분 화가 나 있었다. 정당하든 부당하든 여러 이유로 나는 늘 후임들에게 화를 냈다. 전역을 하고 나서 군인 물이 빠지고 나서야 나는 내가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고, 부끄러웠다. 내가 정당한 이유로 후임들에게 잘못을 지적한다고 한들, 그것에 그렇게 부정적인 감정을 섞을 필요는 없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한 행동들은 물리적이지만 않았을 뿐 폭력의 한 형태였다.
정당한 이유를 떠나 감정적으로 나에게 화풀이를 하는 상사의 행동을 보며, 그것이 내가 했던 그 시절의 잘못에 대한 대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몇 달 전 이석원의 블로그를 이웃추가했다. 생각보다 자주 올라오는 그의 글들을 읽는 일은 무척 즐겁다. 글 속에서 보이는 이석원은 늘 진솔하고, 진지하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그가 얼마나 순수한 사람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오늘은 블로그에서 그의 새 책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의 예약 판매가 시작되었다는 글을 읽고, 교보에서 바로 예약 구매를 했다.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 이미 많아 과연 받는대로 바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2.
불타는 금요일이지만 피곤해서 11시부터 잤다.(토요일 9시에 일어남) 금요일에 일찍 잠들지 않으면 주말 내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서 일찍 자려고 하는 편이다. 금요일 밤에 늦게까지 깨서 노는 것보다, 금요일에 일찍 자고 토요일 일요일을 온전하고 맑은 정신으로 보내는 게 더욱 좋다. 그래서 금요일에 일찍 자는 것이 딱히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3.
한두 달 즈음 전부터 토요일 오전을 분주하고 보내고 있다. 토요일 오전마다 방청소(청소기, 물걸레질 등), 화장실 청소, 이불 혹은 베개 빨래, 때밀기 등을 꼭 하고 있다. 이것 저것 분주하게 하다보면 두어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은근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매주 루틴하게 힘이 많이 드는 청소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노력이 있기에 평소에는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한주만 걸러도 방에 먼지도 많고 냄새도 나는 것 같다.(특히 화장실 곰팡이 냄새) 할 일을 다 마쳤을 때의 성취감도 꽤 큰 편이고.
저녁엔 명동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는데, 회사 생각과 가족 생각을 많이 했다. 주말 내 회사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나의 스트레스의 원인일 그 사람들은 주말에 내 생각을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특히 억울했다. 결국 생각할수록 스트레스인 것 같다는 것을 깨닫고는 미사 이후로 일요일까지는 생각을 덜 할 수 있었다. (하긴 했다.)
덧붙여 누나가 막내 조카와 다음 주에 서울에 온다고 하는데, 가족들을 볼 생각에 행복해졌다. 미사를 드리며 누나 가족의 평화와 건강을 빌었다.
4.
일요일이니 맛있는 걸 먹자는 생각에 여자친구와 자연별곡에 갔다. 만원 할인 쿠폰이 있어서 간 것이었는데, 20팀 넘게 웨이팅이 있어서 그냥 근처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떡볶이도 맛있었다.)
어째 매주 비슷한 일만 하며 보내는 것 같아서 그럼 디저트라도 새로운 것을 먹어보자 해서 이리 저리 찾아보았는데, 결국은 늘 가던 카페에 가게 되었다. 결국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이트를 했는데 어쩐지 그 모습이 재미있었다. (새로운 것을 하자고 했지만 늘 하던 걸로만 했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