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ㄱㄷㅎ 12-1

by 매일의 기분


3.
대학교 다닐때까지만해도 문화적 매체(책, 음악, 영화, 만화)들을 꽤 좋아하고 열심히 향유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은데, 최근 몇 년 사이는 그런 것들을 좀 등한시했었다. 등한시한 이유는 역시 회사 생활을 하게 되고 게을러지면서 자연스레 그런 것들을 좀 2순위로 미뤘던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그냥 퇴근해서는 무기력하게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는 게 제일 속이 편하니...

(*) 사실 최근에 영화는 내가 그닥 좋아하는 장르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10월까지 영화를 딱 1편봤는데(영화관에 간 게 아니라 그냥 본 영화가 1편), 그랬음에도 그닥 '영화를 보지 않은 것'에 대한 결핍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 한 달에 30편씩 보던 게 오히려 억지로 노력했던 것 같음.


하지만 올해는 책과 음악만큼은 조금 더 열심히 보고 들었다.(20대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책은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억지로 읽는 것 + 오랜만에 읽고 싶은 책들을 사두고 시간을 내서 읽었다. 물론 지금도 나태하긴 하지만 그래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다시 생긴 것 같아 다행이다.
(블로그에 올리는 서평을 쓰는 모든 책을 다 읽는 게 아닙니다 ㅎㅎ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책들만 제대로 읽고 있는 것.)

음악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부터 열심히 듣게 되었다. 새로운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출퇴근길에 매번 새로 나온 앨범을 눌러보곤 하는데, 그렇게 새로운 앨범을 열심히 들었다. 감상 환경이 편해지니 자연스레 음악을 듣는 일이 편하고 즐거워졌다.


하지만 회사일이 조금만 바빠지거나 무언가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면 바로 책을 읽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음악은 그래도 출퇴근길에는 꾸준히 들으니) 아직 내년이 되려면 1달 정도 남았지만, 올해 남은 1달부터 내년까지는 올해보다 조금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부단히 마음 먹어야겠다.



4.
이렇게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다보니 내가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무척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고, 내가 실제로 올해 처음 종교라는 것을 갖게 된 덕분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냥 내 최근 관심사가 종교인 것. 그래서 자연스럽게 종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는 것이다. (가끔은 현실에서도 너무 많이 얘기해서 갑분싸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을 보면 좀 자제할 필요는 있는 것 같지만...)



5.
아침에 출근하는데 공기 자체가 전과 확연히 다른 것을 느꼈다. 겨울이 온 것이다. 올해 첫 겨울은 12월 5일에 시작되었다.
(가을이 길었던 것에 감사를!)


나는 체중에 대한 강박이 정말 심한 편이다. (177cm / 69kg정도로 남들이 봤을 때는 보통 ~ 마름으로 보는 체형이지만, 나는 내가 특별히 말랐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강박이 심한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특별히 심하게 살이 쪘던 적도 없었다.(인생 최대 몸무게 80kg, 군대 있을 때) 아,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때 쭉 통통한 편이어서 쭉 놀림 받았던 것 때문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최근들어 또 이것 저것 군것질을 많이 하다보니 1~2kg 정도 몸무게가 불었는데,(매일 2번씩 체중 잼) 월요일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다이어트라고 해서 대단한 건 아니고, 점심, 저녁 먹을 때 양을 조금 줄이고, 군것질을 안 하면서, 커피는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달콤한 과자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참는 게 쉽지는 않다.


천주교 예비신자 교리교육 마지막 날인 줄 알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다음 주에 한번 더 나오라고 한다. 정식 교리 교육은 오늘로 끝이지만, 기타 부수적인 것들을 배워야 한다고. 신부님의 좋은 수업 덕분에 오랜만에 대학생 시절 교양 강의를 듣던 기분을 느껴서 좋았다. 지적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웠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다.


000.jpg 성당에서 받아온 달력.


6.
이렇게 일기 비슷한 것을 꾸준히 쓰게 되면서 놀란 게, 매일 이렇게 많은 양의 할 말이 있을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원래 말이 적은 편은 아니긴 하지만, 나도 내 안에 이야기들이 이렇게 쏟아지게 될 줄 몰랐다. 그런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동안 흘려보낸 많은 말들이 아깝다는 생각. 어찌되었든 이렇게 무언가를 기록하는 행위는 중요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담은 글들도 더 많이 읽고 싶다.



7.
모뉴멘트 밸리2가 구글플레이에서 할인하고 있기에 호다닥 사서, 점심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플레이하여 엔딩을 봤다. 개인적으로는 현대 미술이라고 말해도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멋진 게임이었다.


저녁에는 갑작스러운 여자친구의 권유로 떼제 모임에 갔다. 떼제는 간단히 말하면 노래를 부르며 기도+묵상을 하는 기독교(천주교)식 기도법이라고 할 수 있다. 화곡동 골목에 있는 모임 장소로 가서 프랑스에서 온 수사님의 주도로 10여명이 떼제를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직 좀 낯설고 이질감이 들었다.

이제 미사에 가는 일은 익숙해졌지만, 그렇게 딥한 분위기의 기도는 아직까지는 좀 부담스럽긴 하다. 그래도 예전이었다면 아예 갈 생각도 하지 않았을 곳에 갔다 오고 나니, 나도 새삼 내가 천주교에 많이 익숙해졌다는 생각도 하긴 했다.



8.
회사 동료의 결혼식에 갔다. 가기 전에 얘기를 들어보니 여유있게 밥도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회사 사람들도 많이 마주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여자친구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12시 반쯤 도착해 축의금을 전달하고(회사 사람들 3명 것을 부탁받아 추가로 전달) 동료에게 축하 인사를 한 뒤 밥을 먹었다. 예식이 다른 사람과 겹치지 않아서 여유있게 밥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옷도 정장을 입고갈까 고민하다 날도 너무 추워서 그냥 롱패딩을 입고 갔는데 편하고 좋았다.)



001.jpg 덕수궁 근처에서~



오랜만에 결혼식에 가니 새삼 한국식 결혼식 제도가 갖는 이상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축의금의 의미가 정말 순수하게 축하하고 싶어서 내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 나이가 되었다. 그렇게 축의금을 내고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결혼식도 안 보고 밥을 먹고 나오니, 이게 정말 무슨 의미가 있는 행사인가 싶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적당한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결혼한다고 했을 때 축의금 얼마를 하는 것은 정말 간단한 축하 방식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고 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무의미해보이는 행동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게 남들 보여주려고 하는건지 본인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야말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허례허식이 아닌지...
어쨌건 밥 잘 먹고 나왔는데, 새삼 이런 생각을 했다.


03.jpg 명동성당 구유



9.
지난 11월에 이석원 작가의 사인회에 갔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사인을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못 받은 사람이 나 말고도 많아서 결국 출판사와 작가가 사인회를 2번 더 열기로 하였는데, 오늘이 사인회라고 해서 영등포 타임스퀘어 교보문고에 갔다.

사인회 시작 및 번호 배부가 3시 30분 부터라서 2시 50분쯤 교보문고에 도착해보니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나도 잽싸게 줄을 서서 기다린 후 번호표를 받았다.(9번) 지난 번에 번호표는 받았지만 사인은 못 받은 사람들에게 먼저 사인을 해준다고 하였고, 아마 1시간 반쯤 걸린다고 해서 우선 밥을 먹으러 갔다.
(오랜만에 빕스에서 밥을 먹었는데, 식사 종류는 먹을 게 많이 없었는데 디저트 종류가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


아무튼 그렇게 5시 좀 넘어서 사인회장에 가니 곧 내 차례였다. 보통 사인회를 하면 이름 + 사인 혹은 그냥 사인만 받고 후다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석원 작가는 옆에 한 명씩 앉혀놓고 다정하게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사인회를 진행했다. ㅠㅠ 세심한 사람...

책 속에서 느껴지는 날카롭고 예민한 이미지보다는, 섬세하고 다정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언가 가슴 떨리는 순간이었다. (이발관의 공연을 2~3번 본 경험은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얘기해본 적은 없었고...)

아무튼 이렇게 또 한명의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을 받게 되었다!! 사인 받기 대 성공!


04.jpg 아이콘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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