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 side

영어와 나(2)

의사소통으로서의 영어

by 매일의 기분


늘 학업, 취직 등 '필요'에 의해서만 수단으로서 영어 공부를 해왔는데, 처음으로 영어 자체가 잘 하고 싶어졌다고 느꼈던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쉬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유럽 여행을 계획을 했었다. 유럽 여행 계획의 일부에는 산티아고 순례길도 포함되어 있었다. 2달 정도 되는 시간동안 외국에서 여행을 다니기 위해서는 영어를 어느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본가(공주)에 내려가서 있는 동안 유럽 여행을 준비하며 공주대에 있는 평생교육원에서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웠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란 원어민은 직업의 소명 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영어 교육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늘 정해진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수업하는 사람에게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는 없었다.

3개월간 하루 1시간씩 주 5일 수업을 빠지지 않고 나갔지만, 영어 실력은 전혀 오르지 않았다. 딱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럽에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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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막상 유럽에 가서 부딪히면서 어법에 전혀 맞지 않는 영어를 주절주절 늘어 놓는 것은 영어 실력 향상에 꽤 도움이 되었다. 물론 실제로 도움이 되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영어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배우고 싶다는 동인을 얻기에는 충분한 경험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유럽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늘 아쉬웠던 것은 내가 영어를 조금 더 잘 했다면 더 잘 소통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었다. 처음으로 내 자의로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고 해서 외국인들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어를 하는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하려는 '의지'와 '태도'였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친구가 되는 모습을 너무도 많이 봤었다. 그들은 의사 소통을 할 '능력'은 없었으나 의사 소통을 하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교감할 수 있었다.


외국어를 하는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하려는 '의지'와 '태도'였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취직을 하고 돈을 벌고 먹고 사는 문제들이 바빠서 영어 공부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간이야 내면 되는 것이지만, 다른 일을 하며 함께 공부를 할만큼의 근성이 없었다.

그러나 그 마음이 계속 없어지지 않던 끝에, 나는 직장을 그만 두고 나서 영어권 국가에 워킹 홀리데이를 갈 결심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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