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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의 기분 Oct 21. 2016

조깅을 하다 넘어졌다


사흘 전 운동(동네 공원 조깅)을 하러 나가는데 넘어졌다. 딱히 무언가에 걸려 넘어진 것은 아니었고 오른쪽 신발의 끈이 풀린 것을 밟고(...) 넘어졌는데, 신발끈을 밟고 실제로도 넘어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왼발이 나가고 다음에 오른발이 나갈 타이밍이었는데, 오른발의 신발끈을 왼발이 밟게 되었고, 나는 상체부터 쓰러졌다.  
     
넘어질 때는 마치 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난 것처럼 느껴졌다. 길어야 2~3초 남짓의 찰나의 시간이었겠지만 내가 넘어지는 모습이 느리게만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손바닥과 무릎으로 착지했다. 다행인 건 이른 아침이라 길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넘어지고 나서는 우선 후회를 했다. 조금 더 주의하지 않고 뛰다가 신발끈을 밟은 것 부터해서, 신발끈을 확실히 확인 안하고 뛴 것까지 모든 게 후회스러웠다. 

다음에는 손바닥을 봤다. 왼손바닥은 살이 까져 피가 나고 있었고, 오른손은 까지진 않았지만 멍이 들 것처럼 얼얼했다. 무릎도 왼쪽은 멀쩡했지만, 오른쪽은 살짝 까졌다. 10~15초 정도를 멍하니 주저 앉아 조금 더 후회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끈을 묶었다.
   



그러고는 같은 날 바로 런닝화를 새로 주문했다. 2년 넘게 지금 쓰는 런닝화를 쓰고 있어서 신발이 낡고 찢어졌는데, 아까워서 계속 신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런닝화가 이제 은퇴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실 운동하다 넘어지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각각 1번씩 넘어졌었는데(...) 두번 다 팔꿈치와 무릎에서 피가 줄줄 날 정도로 심하게 넘어져서, 오히려 이번에 넘어지고 나서 별로 안 다쳐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면 종종 운동하다 다치는 경우가 있다. 수영을 할 때는 강사 형의 팔에 코를 부딪혀 쌍코피(...)가 났던 기억도 있다.
 

2년만에 산 새 러닝화


내가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하는 이유는 90퍼센트 이상이 체중 유지를 위해서다. 나머지 10퍼센트는 운동을 하고 나서의 상쾌함 때문이고. 하지만 이렇게 정신을 빼놓고 의무감에 운동을 하다보면 종종 다치기도 하는 거다. 정말로 사고는 방심할 때 당하는 것 같다. 

그래도 아무 것도 없던 보도블럭 위에 넘어진 것에 감사했다. 계단에서 구르기라도 했다면 더 크게 다쳤을 것이다. 그리고 낡은 런닝화를 계속 신고 운동하는 것도 좋지 않을 것이다. 
   
어쨌건 그렇게 다친 덕분에 발 한 발 딛는 것부터 주의하게 되니, 당분간은 다칠 일이 없을 거란 것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낡은 금언이지만, 아픈 만큼 조금은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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