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 발효 문자가 전날 오전 10시 이후로 시청에서 도청에서 날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실에 있던 핸드폰들은 모두 문자를 쪼아 먹느라 정신없는 도시의 비둘기처럼 발을 내디딜 때마다 푸드득 날아오르고 있었죠.
사무실 안은 비교적 서늘한 편이어서 사무실 밖을 나설 때마다 뜨거운 숨을 참아가며 문을 열어야 했죠. 마치 살짝 익혀졌다가 차가워지는 일을 계속 반복해서 살갗이 단단해지는 음식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쌍둥이였던 친구가 있었어요.
3분 차이로 태어난 둘은 어릴 때부터 서로를 견제하며 옷을 입었어요 한눈에 보면 두 아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똑같이 생겼는데 3분 먼저 태어난 H는 구개순열인 채로 태어나 다행히 수술 시기를 잘 맞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흉터도 알아볼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어릴 때 받은 수술로 H는 h보다 부모님의 관심을 더 많이 받았었고 어느 순간 h가 H보다 갑자기 키가 더 크고 힘도 더 세지며 추월당한 H는 밤마다 팔 굽혀 펴기를 했었고 동네를 뛰기 시작했죠. 그래도 이미 한 뼘 이상 커져 버린 h를 따라잡을 순 없었죠.
H와 h는 아침마다 학교 가기 바쁜 아이들을 모아 놓고 팔씨름을 했어요. 매번 지는 싸움을 매일 아침 했었죠.
그렇게 둘 다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공부 역시 늘 H가 다다를 수 없을 만큼 h가 앞서 있었죠.
우리는 그런 h를 모든 것을 가진 h라고 불렀습니다.
둘은 늘 경쟁 상대였으며 서로를 염탐하며 서로를 시기하던 상대였어요. 그런 h도 동네 누군가 아니 어느 누구라도 H의 입술 위 흉터를 보고 놀리게 되면 야수처럼 돌변해 달려들어 주둥이를 박살을 내놓았어요.
찢어진 입술로 아무것도 먹지 못할 만큼 흠씬 두들겨 패 주었어요.
이제 내 앞으로 온 부고를 받는 일에 익숙해진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이제 고인과 고인의 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라는 초대장 같은 것입니다.
새벽녘 h의 부고가 도착했습니다. 폭염주의보 속에 치러야 할 수많은 일들이 뻘밭 같은 머릿속으로 발을 푹푹 빠뜨리며 해안가로 걸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오늘 저녁 입술 위에 희미한 기억을 드러내며 웃을 H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H는 나만 놀릴 수 있다고. 다른 놈들은 다 입술을 물어뜯어 버릴 거라고. 고함을 치던 어린 날의 h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