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무릎에 붙이고
피하고 싶은 월요일아침이지만.
나는 눈꺼풀이라는 아주 얇은 막으로 통째로 감싸여 있습니다. 그 얇은 막으로 빛을 차단하고 소리와 거리를 두었다가 서로가 서로를 안은 모습으로 자라는 양파처럼 아침이 한 꺼풀씩 벗겨집니다. 마지막엔 연둣빛에 가까운 내피가 벗겨지며 눈을 뜹니다.
자는 동안 알 수 없는 이유로 눈물을 흘렸을 테고 눈을 비비면 밤의 눈물이 시간의 먼지와 뒤섞인 흔적이 손등에 묻어납니다.
밖은 조금 쌀쌀합니다. 너무 늦게 피어난 봄처럼 말이죠. 어제 읽다 잠든 책을 고스란히 들고 아래로 내려옵니다. 귀향하는 가을이 아직 오지 않는 버스 정류장에서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일까를 망설이고 있는 아침입니다.
흐린 아침도 이젠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어쩌면 모든 아침은 흐렸을지도 모릅니다. 이른 새벽이니 어두웠을지도.
오늘 아침에 삶은 달걀을 먹고 싶어졌어 나는 입덧을 하는 여자처럼 삶은 달걀만을 먹고 싶어졌어 그리고 또 다른 나는 양은 냄비에 물을 올리고 몇 개를 먹을지 물어보았지, 어떻게 익힐지는 달걀을 물에 넣고 물었어 하나는 반숙 하나는 완숙.
알았어 오늘은 날씨가 흐릴 거랬어 조금만…. 기다려 반숙된 봄의 노른자처럼 햇살을 줄게 목이 메는 봄은 완숙된 거야 찬물에 잠시 달걀을 담가뒀다가 톡톡 껍질을 조심히 벗기고 나면 눈부시게 단단해진 흰자는 소금에 찍어 먹어
커피포트의 물이 조금 식으면 커피를 내려줄래? 커피나무의 열매는 익고 나면 계절을 모르고 향을 피워 올릴 수 있는 것 같아 동결건조된 커피에선 영안실 냄새가 나.
파라오가 영원히 죽은 듯이 살아있는 것처럼
거긴 날씨 어때?
이렇게 흐린 하늘로 완숙되지 못한 펄 같은 노른자가 햇살처럼 뭉개지고 있어.
다 먹었으면 이제 출근하자.
꽃이 피지 않는 건 당연한 건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