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공기, 낯선 풍경, 낯선 공간
여행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이 덜 깬 몽롱해진 상태에서
커피 한 잔 내리고 창 밖을 바라보는 이르디 이른 아침입니다.
낯선 공기, 낯선 풍경, 낯선 공간에서의 이 차분해진 느낌이 제일 좋습니다.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바라보는 시간과 공간,,,
느낌으로 얘기하자면,,,
왠지 헐겁게 비어져 있는 상태로 꽉 차 있어,
뭔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주는 시간이랄까요?
그래서 더더욱 여행에서의 이른 아침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간 중 하나입니다.
(물론, 함께 여행하는 이의 아침을 심히 파괴할 순 있지만,
햇살은 이불로 좀 가린 채로 조금 지나면
코 끝을 스치는 구수한 커피향에 저절로 짜증 대신 기상을 선택하게 돼 있죠.)
무거운 듯 가벼운 커피 한 모금을 넘기며,
익숙한 듯 하지만 익숙치 않은 낯선 전주의 아침 풍경을 바라봅니다.
순간, 꽉 차 오른 뭉클함,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이겠죠?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보고, 느끼고, 감동하는 여행보다 더 좋은 건,
이런 낯선 행복감 아닐까 싶습니다.
쳇바퀴 도는 삶 속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내 삶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의 내 존재감을 확인하며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음이 말이죠.
인생의 우선순위가 나임을 깨닫는 여행, 그 낯섦이 느껴지는 아침이
또 하나의 고마움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