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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래 Jan 21. 2023

남들 잘 때 3시간 동안 하는 것

새벽 4시부터 아침 7시까지

새벽 4시. 알람을 끄고, 아침대문을 연다. (한 단톡방에서 새벽 4시에 이번주 행복연습, 명상 음원 등을 올리는 역할을 맡았다. 내 역할에 대한 책임감 덕분에 일어나기 쉬워졌다.)

물을 빼고 물을 마시고 자리에 앉는다.

3분 명상을 한다.

지금 마음은 어떤지,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단톡방에 남긴다.


100번 쓰기를 한다.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찾아서 틀어놓는다. 이를테면, 내 목표가 '2025년 5월 스위스 보름살기'라면 스위스 여행 영상을 보면서 쓴다. 장점은 시각화가 잘 된다는 것이고, 단점은 중간에 딴짓할 확률이 높아진다.)

오늘 하루가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한다.

그 하루하루의 일정 모두에 미리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나의 중장기 목표에 도움이 되는,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3가지 정한다.

이게 1시간 정도 걸리지만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꿈이 이뤄지는 순간을 상상하는 나만의 시간. 작은 방 안에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키득대는, 나만의 유희.


그리고 다 하면, (하기 싫으면 몇 개는 스킵할 때도 있고, 순서도 하고 싶은 것 먼저 한다.)

30분 수학문제를 푼다. 나는 물리에 흥미가 있어서 심도 있게 공부해보고 싶다. 그런데 수학을 못한다. 최근 수학문제를 다른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풀 수 있는 어플을 찾았다. '수학대왕'이 그것인데, 매일 새벽에 30분씩 푸는 것만으로도 랭킹이 오르고 장학금도 매일 줘서 재밌다.


그다음은 30분 글쓰기를 한다. 글은 일정에 치여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나는 욕심이 많기 때문에 세상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편이다. 하지만 세상보다 더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내가 중심이 잡혀 있지 않으면 세상이 나를 휘두른다. 나를 먼저 챙겨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타인을 이해해야 이 세상을 긍정할 수 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내 인생에도 긍정적인 일이 찾아온다. 결국 모든 일이 나를 위한 일이다.


다음은 블로그에 30분 정도 뉴스 콘텐츠를 만든다. 주로 경제 뉴스들을 가져온다. 한국 뉴스로는 한국경제 글로벌마켓, 미국 뉴스로는 뉴욕 타임스 비즈니스, 중국은 차이신 글로벌, 일본은 닛케이(일본경제신문), 독일은 슈피겔. 번역하면서 언어공부도 겸하고 있는데, 단어가 너무 어려워서 고전하고 있다. 후루룩 읽을 날을 꿈꾼다. 뉴스는 보통 6시 30분 ~ 7시 사이에 만들어 올리려고 한다. 아침에 읽는 분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30분 운동을 한다. 빅씨스 운동 유튜버를 보면서 홈트. 운동 BGM이 동작이랑 박자가 맞을 때가 많다. 그런 것만 봐도, 이 유튜버가 음악 배치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다. 영상마다 공들인 흔적이 많이 보인다. 운동을 하면서도 영상 퀄리티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공들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사람들에게는 힘이 되어주고 싶어 진다.




솔직히 말하면, 새벽 루틴이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직업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남편 말처럼 사서 고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괜히 힘만 빼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하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침을 알차게 보낸 이후의 '만족감'이다. 나 같은 건 쓸모없다거나 멍청하다거나 하는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는 이런 나쁜 생각들에서 벗어나기 참 어려운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족감.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날 하루가 충분히 즐거워진다.


ⓒ Sage Friedman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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